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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헤드헌터스-조금 아쉽지만 괜찮은 북유럽 스릴러 영화

by Robin-Kim 201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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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 외에 헐리웃 영화, 일본 영화, 홍콩 영화 정도만 보는 편입니다.

딱히 무슨 특정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다른 나라 영화를 볼 때는 정서가 많이 달라서인지 아니면 유독 나랑 코드가 맞지 않아서 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관점을 갖고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그러다 보니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는 느낌만 가득했던 경험들이 있어서 애써 선택해서 보지 않습니다.

물론 어렸을 때 봤던 소피마르소 주연의 [라붐]시리즈나 최근의 인도영화 [세 얼간이들] 같은 경우는

약간의 특수성-당시 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불꽃처럼 타올랐던 소피마르소 열풍이라든지,

일종의 팬덤 현상 같은 붐이 일어 누군가와 대화를 하려면 꼭 봐야 한다든지-때문에 보게 되었고 또 보고 난 후의 느낌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 보았던 영국 영화 [트레인 스포팅]이나 프랑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로 대변되는 정통 유럽영화들과

인도 영화를 비롯한 기타 다른 나라 영화들은 앞서 얘기한 것처럼 개인적으로는 적응하기 꽤나 어렵기 때문에 굳이 먼저 찾아 보는 일은 없는 편입니다.

그러니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으로 통칭되는 이른바 북유럽영화들은 더더욱 그렇겠지요.

 

 

 

그런데 최근 본 [헤드헌터스]라는 노르웨이 영화는 이런 선입견을 단번에 날려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물론 여기저기 옥의 티가 눈에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와 갈등구조, 절정으로 치고 올라가면서 뿜어지는 스릴감은

웬만한 헐리웃 영화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제목이 [헤드헌터스]인 이유는 주인공인 로게 브라운 (엑셀 헨니)의 직업이 잘나가는 헤드헌터이기 때문인데요,

그렇다고 이 영화의 내용이 헤드헌팅과 관련된 영화는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뻔했다면 낯설디 낯선 이 노르웨이 영화를 보지 않았겠지요.

 

 

 

주인공 로게는 168cm의 키를 가진 단신으로 자신의 키에 대한 콤플렉스가 엄청난 사람인데 그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을 택하게 됩니다.

자신보다 키가 크고 늘씬한 아내 디아나를 만나서 결혼하게 된 것도 모두 돈 덕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집과 좋은 차, 때가 되면 사주는 장신구와 명품들.

심지어 미술을 업으로 삼고 있는 디아나를 위해 갤러리까지 열어 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잘나가는 헤드헌터라고 해도 그 정도의 돈을 벌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그는 누구도 몰래 부업을 하게 되는데요

바로 고 미술품 도둑질입니다.

오래되고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몰래 훔치고 대신 그 자리에 조악한 필사본을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요

특히나 훔칠 작품을 결정하는데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십분 활용합니다.

경력이 오래되고 유능한 헤드헌터이기 때문에 그가 상대하는 대상은 대부분 전문 CEO급이고,

그렇다 보니 그들은 대부분 집에 유명한 그림을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고객사에게 사람을 추천하기 전 사전 면접을 보면서 집에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개는 있는지,

아내는 집에 있는지 일을 하는지 등의 질문을 통해 훔칠 물건과 훔칠 시점을 파악하는 것이지요.

 

그런 어느 날 아내 디아나의 갤러리 개관식에서 네덜란드에서 온 키도 크고 훈남인 클라스를 만나게 됩니다.

트랙 (Track)이라는 특수부대 출신인 클라스는 군대에서의 적성을 살려 HOTE라는 회사에서 GPS 관련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가

퇴직 후 할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집을 개조해서 살기 위해 오슬로로 온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로게의 고객사 중 한 곳인 HOTE의 경쟁사인 패스 파인더라는 곳에서 전문 CEO를 찾고 있는 상황이어서 로게는 클라스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더구나 아내 디아나는 클라스 엄청난 금액의 가치를 가진 루벤스의 그림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그림을 훔치기 위해 그를 패스 파인더에 소개하기 위해 사전 면접을 하며 정보를 캐 냅니다.

그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며 집에 개가 있는지와 같은 것들을 말이죠.

 

 

 

하지만 영화 후반에 로게의 내연녀로부터 밝혀지듯이 클라스에 관한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HOTE사가 자금난에 처하자 HOTE를 인수한 엠테크라는 회사는 패스 파인더의 기술을 빼오기 위해 클라스를 노르웨이로 보낸 것이고

클라스는 로게의 정체를 알고는 일부러 접근한 것입니다. 클라스가 갖고 있다는 루벤스의 작품 역시 모조품이었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기는데 발로 클라스가 로게에 대해 어떻게 알았는가 하는 것인데요 그에 대한 설명이 영화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단순히 헤드헌터이기 때문에 접근한 것이 아니라 로게가 미술품 도둑이란 것까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대충 파악해 보면 로게의 내연녀는 로게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클라스는 내연녀에게 접근해서 로게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데

영화에서는 클라스와 내연녀가 어떤 사이인지, 언제 어떤 식으로 만났는지 전혀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로게가 미술품 도둑이라는 것을 내연녀가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없기 때문에 처음엔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든 클라스의 작전에 걸려든 로게는 루벤스의 작품을 훔치기 위해 클라스의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아내 디아나의 핸드폰에 클라스의 침대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배신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고 맙니다.

아내 디아나와의 식사 도중 클라스 얘기를 하면서 노르웨이에서는 절대 취업을 못하게 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만 것인지요.

그 얘기를 듣고 난 디아나는 클라스에게 전화를 해서 그런 사실을 알리게 되고

그 때부터 클라스는 로게를 죽이기 위해 쫓아 다니고 로게는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되며 이 영화의 하이라트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두 가지 의문이 듭니다.

첫 번째로 왜 로게는 아내 디아나가 바람 핀 것을 알고도 묵인했는가 입니다.

아무리 사랑스러운 아내지만, 그래서 남들에게 뺏기기 싫은 아내지만 이미 다른 남자와 바람 핀 것을 알게 되었음에도

정확한 확인을 하지 않은 채 그저 클라스에 대한 분노를 자신의 직업을 통해 표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로게는 왜 클라스에게 그토록 속절없이 쫓기는가 입니다.

총을 들고 맞서 싸울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함정을 파서 오히려 클라스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지만

로게는 하염없이 쫓기며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을 여러 번 맞이하게 됩니다.

이처럼 특별한 설명이나 인과 관계 없이 일방적으로 쫓고 쫓기는 역할로 이야기가 갑자기 전개 되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추격전 (?)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언급한 것처럼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도 여러 번 맞이하게 되고 잘나가는 헤드헌터에서 하루 아침에 똥통에도 빠졌다가

개에게도 물리는 등 도망자의 신세가 된 로게가 불쌍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술품 도둑질의 동업자였던 오베의 죽음과 내연녀의 반전도 일품이었고요.

특히 마지막에 디아나의 도움을 받아 클라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오베의 시체를 활용하고,

결국 클라스의 죽음이 미술품 도둑이었던 오베와 원래 일당이었던 클라스 사이에서 일어난 내분으로 보이게 하는 과정도 일품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복수를 위해 로게가 짜 놓은 시나리오가 제대로 구현되었다고나 할까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얘기했지만 더 자세한 것은 영화를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재미들 때문에 앞서 얘기했던 총 3가지의 의문들 또 그에 따른 약간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꽤 훌륭한 추격 스릴러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나 우리 나라에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북유럽 영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말이지요.

 

사실 본 포스팅은 얼마 전 공개했었는데 실수로 클릭 한 번에 삭제 되어 다시 작성한 글입니다.

그 때 포스팅에서는 마무리를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다음과 같이 정리 합니다 ㅠㅠ

 

잘 알려지지 않은 북유럽 영화에 연착륙을 하려는 영화 팬들에게 꽤나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마치 언어만 다른 헐리웃 영화라고나 할까요.

 

이제 우리나라도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온 듯 합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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