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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뜯어보기: 더 파이브-온주완을 배우로 만든 영화

by Robin-Kim 2014.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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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코 패스: 자신이 벌이는 반사회적인 행동에 대하여 인지하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없으며

                 고통, 슬픔, 괴로움과 쾌락, 환희, 기쁨을 구분하지 못한다

 

* 소시오 패스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인지하며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자신의 즐거움이나 목적을 달성하기에 좋은지 알고 있다1

 

 

보통 살인마를 등장시키는 영화의 경우 그 주인공을 대부분 사이코 패스나 소시오 패스로 성격을 부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살인의 추억]의 박현규 (박해일) [추격자]의 지영민 (하정우)과 같이 겉보기에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살인으로 대표되는 반사회적인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주인공이 대부분인데

-물론 [살인의 추억]에서의 박현규는 범인으로 단정지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살인범이요라고 티를 내고 다니는 사람이 영화의 주인공이 된다면 긴장감도 흥미도 몰입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주인공을 창조해 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사이코 패스냐 소시오 패스냐 하는 것까지 생각해가며 보는 것을 요구하기는 무리일 듯하고,

다만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빈번하게 벌어지고 실제 살인 사건들의 범인들이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그리고 2013. 다시 한 번 충무로에는 이런 소시오 패스를 주제로 하는 염통 쫄깃스릴러 한 편이 개봉하게 된다.

 

남편과 딸 아이. 남부럽지 않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 든 불청객 살인마, 재욱 (온주완)

죽을 병에 걸린 아내를 살리기 위해 장기 이식이 꼭 필요했던 별을 단 깡패 대호 (마동석).

역시 죽어가는 딸을 살리기 위해 장기 이식이 필요해 의사로서의 양심과 딸의 생사를 놓고 갈등하는 철민 (정인기).

김책 공대를 졸업한 탈북자 출신으로 각막이식이 필요했던 남철 (김정근)

그리고 역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엄마 때문에 장기 이식이 필요했던 정하 (이청아).

 

재욱에 의해 남편과 딸은 살해 되고 간신히 숨만 붙어 생명을 유지하던 고은아 (김선아)는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채 의식이 돌아오고,

살인을 당한 가족에 대한 복수를 위해 재욱을 찾아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는 이동이 불편한 자신을 위해 움직여줄 수 있는

대호, 철민, 남철, 정하 네 명을 모아 복수를 하게 된다는 줄거리의 [더 파이브]가 바로 그것이다.

 

 

 

개봉 당시 이 영화가 주목 받았던 이유는 첫 째로 동명(同名)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과 웹툰의 원작자가 영화 감독을 맡았다는 점이었는데

사실 이 두가지는 따로 떼어 생각하기 보다는 굉장히 밀접하게 연결시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우선 비슷한 내용을 가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끼]가 흥행에 성공을 거두면서 과연 [더 파이브]도 비슷한 결과를 보일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이 사실인데, 사실 이 영화는 웹툰이 원작이 아니라 시나리오가 원작이다.

, 이 영화의 정연식 감독은 시나리오를 먼저 써 놓고 영화로 제작하려 했으나 투자가 여의치 않자 웹툰을 그려 연재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로 말미암아 투자를 받아 직접 감독으로 나서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연식 감독은 원래부터가 웹툰 작가가 아닌 충무로의 영화인이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림 (만화)도 수준급으로 그리는 정연식 감독을 보면 예술을 통한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재주가 필요한지도 모를 일이고

뒤집어 생각하면 그런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창작 예술의 세계에 발을 내딛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섯이 있어야 가능한 완벽한 복수

왜 제목이 [더 파이브]인지 처음엔 의아해 했다고 영화에 대한 한 줄 소개글 (카피)로 이해를 하게 된 이 영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꽤나 기대감이 높았다.

영화 포스터나 홍보 카다로그에서 뿜어져 나오는 복수를 위한 스릴러 장르라는 점고 그랬고

그런 영화 장르에 맞게 연기 변신을 한 김선아의 연기도 기대가 되었고 두 말하면 입 아픈 마동석, 김정근 등 배우들의 연기 대결도 기대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주목하게 된 배우는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아닌 살인마를 연기했던 온주완이었다.

최근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숨겨왔던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온주완이라는 배우가 눈에 들어왔던 때는

개인적으로 [사생결단]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였다.

그다지 높지 않은 비중을 가진 채 이상도 (류승범)꼬봉이었다가 마지막에 배신을 하는 역할로 출연했는데

그 짧디 짧은 배신의 장면이 이상하리만치 뇌리에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어서였을까?

하지만 조연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당시의 상황에 비해 [더 파이브]에서의 온주완은 섬뜩한 살인마의 연기를 펼치며

당당히 주연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그의 소시오 패스 연기는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도, 특히 온주완처럼 이제 막 주연의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젊은 배우의 경우엔

더더욱 연기만으로 배역을 잘 살렸다고 평가를 받기엔 어려운 점이 있는데

바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영화의 구성이 밑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더 파이브]는 소시오 패스 성향의 살인마를 다루는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고 있는데

그 공식이란 명석한 두뇌, 집요하고 끈질긴 성격, 웬만해서는 죽지 않고 잡힐만 하면 어떻게든 달아나고 죽을만 하면 어떻게든 살아나

다른 등장인물들을 극한으로 압박해가 것들로, 이처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장치가 충분했기에

온주완이라는 배우에 더 주목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쉽게도 결정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몇 곳 있었다.

 

우선, 고은아 (김선아)에 의해 모인 다른 네 명이 어떻게 그다지도 쉽게 사람을 죽이는데 동조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각자의 사정상 고은아의 장기를 이식 받아야 한다는 절박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죽이는데-그 누군가가 아무리 살인범이라 해도- 쉽게 동의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쉽게 공감이 가질 않았다.

무엇보다 잘 훈련된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고은아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모습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졌며

영화가 진행될 수록장기 이식이 목적이 아닌 고은아의 복수를 위해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두 번째로 이야기의 끝부분에 살인마가 죽고 그들이 고은아의 장기를 이식 받을 수 있는 순간이 오자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고은아를 죽이는데 반대하는 착한 사람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영화를 봐야 쉽게 이해가 가는 점으로 길게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

오로지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어가며 고은아의 요청으로 살인마를 잡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 순간 갑자기 마음이 바뀐다는 사실에 감정 이입이 어려웠던 것 이상으로 헛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세 번째로 네 명으로 모으고 난 뒤 고은아가 마치 군대의 장교처럼 네 명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팀을 이끌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전반에 걸쳐 이어지는 고은아의 성격과 이 부분에서의 성격이 전혀 일치하지 않아 보는데 불편함이 있었다.

 

이 세가지는 이 영화가 이야기를 전개함에 있어 핵심 모티브 (Motif)가 되는 것들인데 이 부분에 있어 감정이입과 몰입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기대와 전체적으로 높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총 관객 수 731,199명에 5,343,719,000원의 수입을 올리며 이 영화는 흥행에 참패하고 만다. 2

다음 영화 섹션의 영화 소개 부분을 보면 이야기 전개라든지 등장인물의 캐릭터 배치 외에도 세트라던지

영화의 색감 같은 세밀한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그래서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가 됐을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한 점이 상당히 아쉽다.

 

 

최근에 [공범], [숨바꼭질]과 같은 심리 스릴러 영화들이 꽤 많이 제작되고 개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 장르가 충무로에서 흐름을 타긴 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문제는 이처럼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있는 심리 스릴러가 관객들의 사람을 받으려면 감정이입에 따른 몰입도가 높아야 한다는 점,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완성도와 짜임새가 높아야 한다는 점을 꼭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정연식 감독 역시도 출발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감정 이입을 위한 장치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다음 작품은 더 좋은 스릴러 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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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섹션

  1.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entipro8100&logNo=30182094494 [본문으로]
  2.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vstories&logNo=20360683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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