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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vs 영화 (18): 프렌치 키스 vs 내 아내의 모든 것 - 로맨틱 코메디의 정석

by Robin-Kim 2014.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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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의 대부분 남자들에게 로망이었던 여배우가 있었습니다.

바로 로맨틱 코메디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맥 라이언인데요, 1989년 개봉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이후 1990년대를 관통하면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남자가 사랑할 때], [프렌치 키스], [애딕티드 러브], [유브 갓 메일], [시티 오브 엔젤], [지금은 통화 중]처럼

로맨틱 코미와 로맨스 영화를 넘나들며 대한민국 뭇 남성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었죠.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물론 그 보다 더 오래 전부터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가 있어왔겠지만 개인적으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가 앞서 얘기한 나이대의 남성들에게는 로맨틱 코메디의 원조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두 남녀의 만남, 사랑, 갈등, 이별 그리고 다시 만나며 갈등할 해소하고 사랑을 이루는 행복한 결말 (Happy Ending)이라는 구조는

이후 맥 라이언의 영화는 물론 국내 영화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양한 맥 라이언의 영화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1995년 개봉한 [프렌치 키스]입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촌스러움을 벗고, 프랑스라는 낭만적인 배경에, 줄거리도 꽤나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원래는 이른바 도둑이었던 뤽 (케빈 클라인)이 케이트 (맥 라이언)의 가방에 숨겨 둔 목걸이를 찾기 위해 본의 아니게

그녀가 옛 애인 찰리를 만나기 위한 과정에 동행하고 조언해주는 과정을 통해 뤽과 케이트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은

수 많은 로맨틱 코메디들이 답습하고 있는 소재이기도 하지요.

그러니까 우연히 알게 된 두 남녀가 본의 아니게 동행하게 되고 긴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정이 들고 사랑이 싹튼다는

요즘은 쉽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메디의 내용입니다.

 

 

 

2012, 대한민국 영화계는 또 다른 스타를 배출해 냅니다.

기존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던 마초적인 남성미를 약간의 우스꽝스러운 재미와 함께 버무려 더티 섹시란 신조어와 함께

그 단어를 별명으로 갖게 된 류승룡이라는 배우인데요, 오랜 기간 동안 주연 보다는 조연에 머물며 큰 빛을 보지 못하다가

이 영화를 통해 원 톱으로 나서며 [7번 방의 선물]에서는 1,000만이 넘는 관객몰이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인기를 얻게 된 영화가 바로 신하균-임수정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 [내 아내의 모든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국적을 불문한 세기의 바람둥이 장성기 (류승룡)에게 이두현 (이선균)이 더 이상 같이 살기 싫었던

아내 연정인 (임수정)을 유혹해 달라고 하면서 장성기와 연정인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장성기도 처음에는 이두현의 요청과 자존심 문제로 연정인을 유혹하려 하지만 나중에는 진심으로 그녀를 좋아하게 됩니다.

단 한 번도 사랑에 빠진 적 없이 수 많은 여자를 유혹했던 장성기가 연정인에게는 무너진 것이지요.

연정인도 처음엔 우연히 만나게 된 장성기를 그냥 친한 남자로 생각하다가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의 감정선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활용합니다.

이를테면 데이트 후 늦은 밤 연정인의 집 까지 바래다 준 장성기는 그녀와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며

'너와 난 소중한 1분을 함께 했어. 이제 매일 11 3분이 되면 너를 생각하게 될 거야'라는 장국영 주연의 [아비정전]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를 활용하거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느끼게 된 사랑이란 감정을 연정인에게 고백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모래 예술 (샌드 아트)로 시각화 하는 장면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재미를 갖게 합니다.

 

 

굳이 두 영화의 차이점을 얘기하자만 '맥 라이언'이라는 안정적인 로맨틱 코메디 배우를 주연으로 한 것이냐

임수정-류승룡이라는 로맨틱 코메디라는 영역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던 배우를 스타로 만들었으냐 하는 차이 정도 일 듯 합니다.

 

사실 로맨틱 코메디라는 영화를 통해 각 영화마다 그 어떤 가치관이나 인생의 철학을 느끼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앞서 얘기했지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이후 [노팅 힐] 등 수 없이 쏟아져 나온 로맨틱 코메디들이 '만남-갈등-해결'이라는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슷비슷해 보이는 것들에서 무언가를 찾아 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런 영화를 한 편 보고 났을 때 옆에 함께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닐까요?

어쩌면 그래서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는 남녀의 '사랑' 테마가 없어지지 않는 한 영원히 계속될 영화 장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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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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