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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뜯어보기: 더 테러 라이브- 변호인을 닮은 영화

by Robin-Kim 201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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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변호인]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원래 대한민국에서는 [역도산]이나 [바람의 파이터]처럼 특정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인기를 얻기 힘든데

의외로 [변호인]은 각종 정치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 하는 모습이 특이해 보여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아마도 '그 분'에 대한 향수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실 실존했던 특정 인물에 대한 영화가 인기를 얻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공감'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영화 [변호인]은 직접적이진 않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가장 낮은 자세로 우리를 생각해 주었던 '그 분'에 대한 향수가 이 영화를 흥행하게 만든 이유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한 번 해 봅니다.

 

[변호인]처럼 직접적으로 한 인물에 대해 다루진 않았지만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영화가 있다면 [더 테러 라이브]일 것입니다.

이 영화의 핵심 내용이자 이야기의 발단은 '가진 사람들의 가지지 못한 사람에 대한 차별'입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목소리만 등장하다가 마지막에 얼굴을 잠깐 내민 보이지 않는 '박노규'를 가장한 테러범이

마포대교를 폭파하며 인질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원했던 것이 돈과 같은 물질이 아니라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이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외국에서 높은 분이 오신다고 급하게 밤을 세워 마포대교 공사를 하던 중 인부 몇 명이 죽게 되지만

국가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나 보상 따위는 하지 않은 채 외국에서 온 손님과의 회의에만 몰두합니다.

높은 곳에 있는 가진 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낮은 곳에 있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던 것이죠.

그리고 그들의 그런 행태는 시간이 지나도 변할 줄 몰랐고 테러범은 그 같은 현실에 분개하고는 테러를 저지르게 되는데,

그것이 이 영화의 발단이며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소재가 되는 것입니다.

 

테러범이 끊임없이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 진심 어린 사과를 할 것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비리가 있었던 경찰 서장이 대신 출연해 빨리 자수하라고,

자수하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체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것도,

보도국장 차대은 (이경영)이 윤영화 (하정우)에게 '협상은 없다'라며 테러범을 자극시킬 것을 종용하는 것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 가지지 못한 사람의 절규에는 상관없이 자신의 품위만을 지키려는 공권력과

오로지 방송의 시청률을 통해 자신의 승진만을 생각하는 방송국 임원의 행태에 분노하는 테러범에게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대통령 편이 아닌 테러범의 입장에 서게 됩니다.

사실 테러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고 불법적인 것이어서 전 세계가 테러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기본적인 방침으로 삼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 영화에서 테러범은 마포대교를 폭파하면서 마포 대교 위에 있는 인질들의 '목숨'을 담보로 협상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테러범을 나쁜 놈으로 생각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몇 분 거리에 있으면서도 빨리 방송에 나타나서 사과하지 않는

대통령을 나쁜 사람으로, 영화적으로 얘기하자면 ' ()'으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잘 사는 사람이건 못 사는 사람이건 대한민국에서 세금을 내며 사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잘 사는 사람은 잘 사는 대로 못 사는 사람은 못 사는 대로 자신의 형편에 맞는 세금을 내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그 누구의 목숨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다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철도 민영화 및 의료 민영화 등 각종 민영화를 통해 이득을 보는 집단은 결국 가진 자들이며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열심히 달린다 한들 기득권자들이 쳐 놓은 장벽에 의해

그 꿈을 이루기는 거의 불가능한 시절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현실에 대한 분노를 테러로 해소하려 하려고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인 [더 테러 라이브]

그것을 직접 몸으로 직접 실천하려 했던 영화 [변호인]의 실제 인물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테러 라이브]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그렇게 [폰 부스]를 닮았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한정된 공간, 전화라는 매개체, 방송과 경찰, 그리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까지 상당부분 닮아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한정된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내내 요즘 말로 염통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감은 두 영화가 가장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이 되는 부분입니다.

거기에 이 영화는 '테러'라는 것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핸드 헬드' 촬영 기법을 상당 부분 사용했습니다.

, 좁은 공간에서 실감나는 표현을 통한 스릴감 극대화를 위한 기법이죠.

그래서 영화를 너무 몰입해서 보면 약간 어지러울 수도 있지만, 관객의 감정이입을 극대화하고 스릴감을 제대로 전달했다는 측면에서는

[폰 부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독특한 또 다른 점은 마지막에 주인공 윤영화가 자살을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영화들이 억지 감동을 끌어 내기 위해 해피엔딩을 만들거나 최소한 줄기차게 달려온 감정의 해소를 위해

주인공이 살아남아 어떤 해결을 해주는데 이 영화는 색다르게 주인공을 자살로 처리합니다.

윤영화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 전국 생방송을 통해 기자상을 수상하면서 전국민의 인기를 얻고 있던 자신의 비리가 전국으로 방송이 되었고,

또 정부는 그런 비리를 빌미로 이 사건을 빨리 국민들의 머리 속에서 지우기 위한 제물로 자신을 선택했기 때문에 살아서 건물 밖으로 나간다 해도

모든 것을 잃어버릴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자살은 기존 한국 영화입장에서 보면 파격적이지만 어찌 보면 또 이해가 가는 설정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갈등구조가 '테러범 vs 윤영화'가 아니라 앞서 얘기한 것처럼 '테러범 vs 가진 자 (정부, 차대은 등)'가 되면서

주인공이 갈등 구조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굉장히 독특합니다.

물론 사건의 시작은 단숨에 9시 뉴스 앵커로 복귀하기 위한 윤영화의 야심 때문이지만 가짜 인 이어 (In Ear) 폭탄을 통해 스스로 무너져 내려가며

오히려 테러범 쪽에 서서 대통령의 사과를 요청하는 구성은 염통을 더욱 쫄깃하게 해주는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다 생각됩니다.

 

요즘 정국이 꽤나 어수선합니다.

아니 지난 정권 5년 동안 내내 어수선했던 것이 정돈되지 않은 채 계속 이어져 가는 느낌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리고 그런 어수선함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 답이 있지는 않을까요?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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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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