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이란 길을 걷다 보면 때론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등장하는 지니가 부리는 마법이 아닌 실제 우리 생활에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일이.
100kg은 가뿐하게 넘는 커다란 덩치. 190cm은 넘어 보이는 큰 키. 거기에 흑인.
마약 중독 엄마를 둔, 그래서 형제가 총 몇 명인지 정확하게 알 수도 없는, 빈민가에서 어렵게 살아온 마이클 오어.
살아온 정서적 환경 때문에 남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며 지식 습득 능력도 떨어지지만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운동 신경 하나만큼은 최고인 그는 그를 돌봐주던 동네 아저씨에 의해 백인 학교에 입학을 하려 하지만
백인 중심의 학교 분위기, 백인 중심의 미시시피 주라는 환경과 떨어지는 지식 습득 능력 때문에 쉽지 않다.
그를 입학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람은 그의 운동 능력을 알아 본 풋볼팀 감독.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세워진 학교의 정신에 따라 마이클 오어도 입학 시켜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 끝에 간신히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난과 나 홀로 흑인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만 서성일 뿐
‘빅 마이크’라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방황만 하던 어느 날. 비 오는 추수 감사절 전날 밤,
잘 곳이 없어 추운 날씨에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만 입고 체육관으로 향하던 중 리앤 (산드라 블록) 가족을 만나고 하룻밤 그 집에서 지내게 된다.
* 리앤은 마이클 오어와 대화를 나눈다. 일방적인 의사 전달이 아닌 대화를. 어쩌면 그런 대화가 마이클 오어의 상처를 모듬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리앤이 어떤 마음으로 덩치 큰 흑인을, 그것도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집으로 데려 갔는지는 알 수 없다.
영화에서는 그냥 불쌍해 보이니까 밑도 끝도 없이 데려간 것으로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궁금하다.
이 영화는 ‘마이클 오어’라는 실제 풋볼 선수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니까.
그렇게 ‘하룻밤’이라는 단서로 리앤의 집에 묶게 된 마이클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 집에서 묶게 되고
그의 불우한 성장과정과 생활 환경을 알게 된 리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들을 설득하여 그를 정식 가족으로 받아 들인다.
그리고 SJ라는 꼬마 아이와 모든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풋볼을 시작하게 되지만 덩치에 맞지 않게 실력발휘를 하지 못해
감독의 애를 태우다 리앤의 한 마디에 잠재된 실력을 폭발시킨다.
* SJ와 함께 풋볼 훈련을 하는 마이클 오어
* 리앤으로부터 훈수를 듣고 있는 아미클 오어. 그 훈수는 '팀을 보호하라!'
바로 ‘팀을 보호하라’는 것.
IQ, 적성 검사 등 모든 면에서 낙제에 가까운 그가 유일하게 98점을 받은 카테고리가 바로 ‘보호 본능’분야였고
그가 맡은 포지션이 바로 핵심 공격수인 쿼터백을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로부터 ‘보호’하는 레프트 태클이었기 때문.
흑인 동네에 함께 쇼핑하러 갔을 때 리앤을 보호하겠다고 한 것, 교통사고가 났을 때 SJ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팔을 다친 것 등
자신이 믿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는 본능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천성 덕분에 그는 리앤의 말대로 쿼터백을 보호하고 팀을 보호하는데
탁월한 실력을 보이며 승승장구, 졸업반이 되자 각종 대학교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지만
리앤과 그녀의 남편이 졸업한 미시시피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고,
2009년 NFL 1차 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 레이븐스에 5년간 1,380만 달러라는 거액에 계약된다.
리앤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저 그런 덩치만 큰 흑인 중 한 명으로 살아가면서 마약을 팔고 있을지,
혹은 흑인들 간의 집단 싸움에 휘말려 총을 맞고 죽게 되었을지 모를 마이클 오어는 정말로 마법 같은 일로 인해 인생 역전을 이루게 되는 것.
다시 얘기하지만 이 것은 실제 이야기다.
* 실제 마이클 오어와 리앤의 가족.
‘블라인드 사이드’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라는 뜻, 즉 풋볼에서는 쿼터백을 보호해야만 하는 레프트 태클이라는 포지션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 분위기가 가득한 미시시피라는 곳에서 편견을 갖지 않고 마이클 오어를 바라 본
리앤의 마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법은 감동을 낳는다. 그리고 그 마법은 엄청난 것이 아닌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불필요한 편견 없는 마음가짐, 따뜻한 시선처럼.
마치 리앤처럼.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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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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