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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까지 가 봤니?

서천 여행- 시간을 거슬러 가는 곳 (1)

by Robin-Kim 201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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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휴가를 받아 모처럼 국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충청남도 서천군인데요, 사실 서천군을 가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괘 오래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판교마을을 보고서였습니다.

지금은 문을 닫아 버린, 하지만 예전에는 꽤나 성업했을 것 같은 다양한 가게들과 오래 전 모습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판교마을'을

보며 꼭 한 번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이왕 가는 김에 판교 마을 외에도 서천의 여러 곳을 보고 와야 겠다고 결심하고는 차를 몰고 떠났습니다.

 

* 판교 면사무소. 중심지 (?)에 주차장이 별도로 있지만 이 곳에 주차를 하고 터벅터벅 걷다보면 5분도 채 안 걸려 판교 마을의 가운데에 도착한다.

 

* 면사무소를 등지고 오른쪽으로 난 골목을 걷다 보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폐가. 녹슨 슬레이트 지붕에 망기고 부서진 문과 내부 구조물은 과연 이 곳에 사람이

  살았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사람이 떠나지 황폐하게 변해 버린 이 집을 보면서 흔적이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라는 것을,

  사람의 흔적이란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남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 폐가를 지나 몇 발자국만 걸으면 눈에 들어 오는 꽤나 큰 나무. 마치 마을 입구를 지키는 수호신처럼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경남 고성에 갔을 때도 느낀거지만 시골 마을에는 이처럼 상징이 되는 큰 나무가 한 그루씩은 존재하는 듯 하다.

 

* 마을의 상징인 큰 나무와 함께 있는 농기계 수리점. 경운기부터 오토바이까지 다양한 탈 것들이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 지금은 문을 닫은 동일주조장의 모습. 예전에는 이 곳에서 술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전화번호가 '45' 딱 두자리 인걸로 봤을 때 상당히 오래전에 생긴 곳임을 직감케 한다.

  낡아 버린 문, 깨져서 테이프를 곳곳에 붙인 유리창을 보며 오래전 역사의 흔적을 읽어 본다.

 

* 주조장 안에 걸려 있던 달력. 2001년 5월 달력이 마지막으로 걸려 있는 것을 보니 그 때까지는 운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전화번호는 45라니, 뭔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빗물에 젖고 누렇게 바랜 10년도 더 지난 달력을 보며 시간이란 참 야속하기만 존재라는 걸 실감케 된다.

 

날씨가 좋았다면 저 좋은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해는 떴지만 파랗게 맑은 하늘을 사이로 햇 빛이 내려오는 게 아니라 희뿌연 하늘과 잿빛 구름들 사이로 해가 내려오다 보니

날은 덥고 해는 있는데 사진은 선명하게 찍기 어려운 날씨였습니다.

아참, 서천 판교마을은 분당 옆 판교와는 전혀 다른 곳이니 헷갈리지 마시길!

 

* 2012년 학교활동 우수학교로 선정된 판교 중학교에서 내건 플랭카드. 판교 중학교는 사진 뒤에 보이는 빨건 양철 집을 지나면 바로 있다.

 

* 어느 얕고 좁은 골목.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살고 있지 않은 폐가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판교 마을이다.

 

 

* 2층의 빨간색 슬레이트 지붕, 1층의 하늘색 슬레이트 지붕이 묘한 색감을 드러내며 존재를 과시하고 있는 2층 집.

  쌀집과 사진관이 있었던 이 곳은 장미만이 남은 채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 방금 전 본 집의 뒷편.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이 타고 있는 것처럼 꽤나 정돈이 잘 되어 보인다. 마을에서 누군가가 관리하는 듯.

 

* 조금만 더 걸어가면 농협이 있고 농협 뒷편 골목으로 작은 장이 서는데 농산물부터 수산물까지 규모치고는 꽤나 다양한 물건들을 볼 수 있다.

   빨간색이 진하면 부담스러운데 빨간색이 너무 진하게 나온 듯.

 

사실 판교마을은 거짓말 조급 보태면 손바닥 만합니다.

주차를 한 판교면사무소부터 판교마을을 다 둘러보는데 걸어서 30분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인데요, 그만큼 TV에서 보고 기대한 것만큼

볼 거리는 사실 없습니다.

시골에 가면 대부분 있는 풍경들, 작은 중심지 (?), 젊은이 보다 많은 노인들이 그 풍경을 채우고 있는데요

다른 것이 있다면 동일 주조장이나 쌀집처럼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잇는 건물을 존재가치가 있게 보존하고 있다는 점 정도라는 생각입니다.

그! 래! 도!

정말 오랜만에 이런 한적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화되는 듯 합니다.

 

* 드디어 중심지로 나왔다. 이를테면 읍내라고 해야 하나. 중국집 동생춘은 방송도 탄 곳이다.

 

* 기정 미용실. 아주머니들의 수다 소리가 조근조근 들려 온다. 예나 지금이나 도시나 시골이나 미용실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다방 역할을 하는 듯 하다.

 

 

* 중심가 모습. 왼 편에 보이는 수정 냉면이 각종 방송에도 나오고 맛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배가 고프지 않아서 식사는 하지 않았다.

  오른 편 빨간 투스카니가 눈에 띈다.

 

* 판교면 부동산의 모습. 대표 이름까지 써 있는 간판도, 슬레이트 지붕도, 그 앞에 펼쳐진 좌판도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들.

  이 곳에 주택을 거래하러 오는 사람은 없을테고 출입문에 써 있는 것을 보니 전답이나 임야를 거래하는 사람이 조금은 있는 듯 하다.

 

* 나소열이라는 사람이  서천군수인 모양인데 대체 뭘 어찌했길래 노인들만 가득한 작고 조용한 이 마을에 이런 무시무시한 플랭카드가 걸렸을까?

 

* 판교 역 앞 수퍼.

 

* 판교면 버스 정류장. 번호가 없는 것을 보니 버스 노선은 하나 뿐인 듯하다.

*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노래방도 있고 다방도 있고 치킨 집도 있고 있을 건 다 있다.

 

* 수정 냉면 쪽에서 바라 본 판교 몇 중심 골목의 모습.  소문난 의원과 서울에서느 보기 힘든 농약사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 다시 발걸음을 돌려 면사무소르 향하는 길, 어느 등굽은 할머니가 유모차 같은 순수레에 의지해 장을 보러 가고 있다.

  이 곳은 노인들의 워낙 많아 어린이 보호 구역은 없고 대산 차도 위에 '노인 보호'라고 곳곳에 씌여 있다.

 

* 역시 지금은 버려진 채 운영되지 않은 삼화 정미소의 모습. 전화 번호는 52번.

  역사는 과거를 만들고 과거는 추억을 낳고 추억은 감동을 만든다.

 

TIP!! 서천 판교마을을 가려면 네비게이션이 '판교면사무소'로 검색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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