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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vs 영화 (7): 더 더블 vs 베를린-러시아 스파이 vs 북한 스파이

by Robin-Kim 201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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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줄을 이용해 상대방의 목에 생채기를 내는 방식을 통해 살인을 하는 러시아의 유명한 스파이이자 살인범 캐시우스.

십 수년 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의 살인 방식과 똑 같은 방식으로 미국 의원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베를린이 주재하면서 북한의 대 외국 업무를 맡은 잘 훈련된 북한 스파이 표종성.

어느 날 러시아 중간 판매상을 통해 아랍 국가와 무기 판매를 거래하던 중 이스라엘 첩보 요원들이 들이닥치며 총격전이 벌어진다.

그 상황을 몰래 지켜보던 대한민국 국정원 요원 정진수. 총격전에서 탈출한 표종성과 마주치며 이 영화는 시작된다.

 

 

 

캐시우스와 관련된 논문을 쓰는 등 FBI 내에서 이른바 캐시우스 전문가로 통하는 벤 게리.

캐시우스의 방법과 동일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자 CIA는 전직 요원이자 캐시우스 전문가인 폴과 벤 개리를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파트너로 임명한다.

이른바 FBI CIA라는 미국 정보국의 두 양대 산맥이 협조를 하게 된 것이다.

 

 

 * 캐시우스 (폴) 앞에서 캐시우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캐시우스 전문가 벤 개리.

 

무기 판매 사건이 실패하자 북한에서는 현 실세인 동중호의 아들 동명수를 베를린에 파견하여 원인 분석에 나온다.

그 명분에는 베를린 북한 대사관 내에 배신자, 그러니까 정보를 빼내거나 제 3국에 정치적 망명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

실제로 북한 대사관인 리학수는 오랜 시간 베를린에서 함께 스파이 활동을 해 온 표종성도 모르게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려다 동명수에게 발각된다.

 

  

 * 북한에서 파견된 동명수

 

사실 영화 더 더블 (The Double)’은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와는 다르게 범인을 영화의 도입부에 보여준다.

바로 캐시우스 전문가로써 캐시우스를 죽이고 CIA를 은퇴한 전직 요원 폴 (리차드 기어)이 바로 캐시우스였던 것.

결국 이 영화는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닌 범인의 진면모가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춤으로써 조금 지루해 질 수도 있는데,

그런 점을 고려해 또 다른 반전의 장치를 마련해 둔다.

바로 폴과 함께 캐시우스를 잡는 파트너로 임명된 FBI 요원 벤 개리가 바로 러시아 스파이였던 것.

 

 

* 벤 개리에게 캐시우스 사건에서 발 빼라고 얘기하고 있는 폴 (캐시우스)

 

철저하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장된 표종성은 리학수가 동명수에 의해 살해되자 정신적 혼란을 겪다가

동명수가 자기도 죽이려는 의도를 파악하고는 아내 련정희와 탈출을 시도한다.

아랍과의 무기 판매 계약이 실패한 이유가 바로 동중호-동명수 부자의 계획이었던 것.

 

김정일 사후 지지하던 김정남이 아닌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데다 김정일 정권 시절 무기를 판매하면서 챙긴

막대한 뒷돈 (비자금)이 담긴 마카오 계좌가 CIA에게 발각되자 자칫 권력의 외부로 밀려날 것을 걱정한 동중호는

아들 동명수를 시켜 표종호의 아내 련정희에게 스파이 누명을 씌워 베를린에 있는 북한 요원들을 일시에 교체하려 했던 것.

북한-아랍 무기 매매를 실패로 돌아가게 한 원인이 통역 일을 하던 련정희의 스파이 짓 때문이라는 거짓된 이유로.

 

 

 * 권력 유지를 위한 음오를 꾸민 동중호.

 

사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솔트에도 등장하듯이 미국 영화에서 러시아 스파이란 미국 대통령이나 정치인 암살 사건만큼이나 애용되는 소재다.

오랜 시간 동안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표 국가로써 경제를 비롯한 우주 개발 분야까지 치열한 경쟁을 한 관계였고

그렇다 보니 상대편 국가에 서로 스파이를 파견하는 것은 당연했던 일.

결국 죽은 줄 알았던 캐시우스 사건이 다시 등장한 것은 캐시우스의 재 등장에 모든 신경을 쓰는 동안

미국에 또 다른 러시아 스파이들을 침투 시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뒤 늦게 폴이 캐시우스라는 것을 알아챈 벤 개리가

다른 스파이들에게 남긴 암호를 폴이 알아채면서 서로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다.

 

  

 *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벤 개리와 캐시우스

 

탈출 과정에서 아내 련정희를 뺏긴 표종성은 국정원 정진수의 도움을 받아 아내가 붙잡혀 있는 곳으로 찾아가 동종호와 담판 끝에 총격전을 벌이게 된다. 특히나 끝없이 넓게 펼쳐진, 그리고 사람 키만큼 높이 솟은 갈대 밭에서 숨어가며 벌인 총격전은 우리 나라에 이런 장면이 있었던가 할 정도였다.

 

사실 류승완이라는 감독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이른바 류승완식 액션이라고 불릴 만큼 미국이나 홍콩의 그것과는 다른

독특한 액션 영화를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 마루치 아라치로 대표되는 우리 나라의 무술을 통한 액션을 선보였으며,

[짝패]에서는 직접 출연까지 하며 무수한 칼과 몽둥이가 범람하는 이른바 활극 액션을 선보였는데

그러한 것들이 기존의 한국 액션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좋았었는데 베를린에서는 그것이 진화하여 총격전이라는 액션에까지 이른 것이다.

 

 

* 갈대 밭 액션이 압권인 베를린.

 

더 더블은 요즘 영화치고는 1시간 30여분 정도로 그 길이가 짧다.

짧은 시간만큼 그 안에 많은 것을 담으려고 노력했고, 그렇기에 그 시간만큼은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그런 영화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폴이 벤 캐리의 아내를 찾아가 캐시우스는 극악무도하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으니 당신 남편도 위험하다,

이 일에서 손 때게 하라고 얘기를 하면서 과연 언제쯤에 벤 캐리를 죽일까 궁금해 지기도 하고,

과연 벤 캐리는 언제 어느 순간에 폴이 캐시우스이라는 것을 알아낼까 하는 부분도 나름 흥미 진진하다.

 

 

 * 수 많은 자료 끝에 폴이 캐시우스라는 걸 알게 된 벤 개리

 

사실 베를린이란 영화는 의문 부호가 여럿이다.

동중호가 털린 계좌는 마카오 계좐데 왜 굳이 베를린 요원들을 교체하려 했을까? 이스라엘이 북한의 주석도 아닌

일개 권력자 중 한 명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요청을 받아들일 정도로 관계가 좋은가?

심지어 관자놀이에 총을 갖다 댄 상태임에도 고개를 돌리면서 총알을 피한 장면까지도 과연 가능한 걸까라는 의문이 있다.

 

하지만 이 것 하나만 생각해 보자.

[트랜스 포터] [본 시리즈]를 보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이야기의 치밀함과 완벽함을 생각해가면서 봤기 때문에

그 영화들을 칭찬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결국 그 영화가 보여주는 액션, 짜릿함 등이지 대체 제임스 본이 왜 국가로부터 버려졌는지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니 이 영화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야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100억이라는 제작비가 투여됐음에도 제작비 걱정 때문에 물가가 싼 라트비아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해야만 했던 영화 [베를린].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 완전 실망이다라는 호평과 혹평 이전에 좀 더 발전된 류승완식 액션을 볼 수 있었기에 즐거웠고

빠다 냄새물씬 나는 유럽에서 영화의 거의 대부분을 촬영했기에 보는 재미도 있었다.

 

 

 

아마 1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스파이 영화는 나올 것이다.

그리고 스파이라는 것을 대하는 것이 서방 세계와 우리 나라를 비롯한 동양 국가에서 생각하는 것이 다른 만큼 100년 뒤에도

다른 성격이 스파이 영화들이 제작될 것이며 그것들은 또 그 시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새로운 재미를 전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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