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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칙릿 장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영화

by Robin-Kim 2013.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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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뭐 이 따위 제목의 영화가 있나 싶었다.

원 제목은 ‘Eat, Pray, Love’로 세 가지 동사로 이루어진 제목인데, 중학교 영어 시간에 수업만 잘 들었으면 알겠지만

영어에서 동사가 맨 앞에 나오거나 동사만 사용할 경우 명령문이 된다 (물론 100% 모든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그러니까 우리 말로 직접 표현하면 '먹어라, 기도해라, 사랑해라'라는 정도 표현될 수 있는 영화 제목인건데

여태까지 수 없이 많은 영화들 중에서 동사 세 개로 이루어진 제목은 흔치 않았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흔하지 않은 제목의 방식이다.

개인적인 기억으로는 전혀 없었던 것 같은데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완벽하지는 않으니 흔치 않았다정도로 표현하고자 한다.

 

 

 

사실 동명의 원작을 영화화한 이 영화의 내용은 제목처럼 조금은 이상하기도 하고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면서

사람의 감정을 잘 마무리해주니 또 그럴싸한 영화인 듯도 하다.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작가가 직업인-정확히 어떤 작가인지는 안 나온다. 느낌에 여행작가인 듯 하다- 리즈 (줄리아 로버츠)

어느 날 뜬금없이 파티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혼을 결심한다.

그 이유가 조금 황당하게도 남편이 돈을 안 벌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를 더 하겠다는 것인데,

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그 것으로 인해 진짜 나의 삶은 어디 있는가라는 원초적인 문제에 봉착했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정말 사랑하는 남편에게 이혼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니까 영화의 발단 자체가 상식적으로 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 나를 찾겠다고 떠난 이태리에서 열심히 처묵처묵 하고 있는 리즈.

 

그리고는 영화 제목처럼 전형적인 백수의 삶을 살게 된다.

로마에서는 엄청 먹어 대고, 인도 아쉬람에서는 엄청 기도를 해대며 (하지만 기도하는 장면은 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마지막 발리에서는 브라질에서 온 이혼남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등

그 순서가 영화의 제목과 동일하게 흘러가는데 궁금한 것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렇게 외국을 돌아 다니면서 쓸 돈은 어디서 나왔는가이다.

혹자는 그동안 일하면서 번 돈이 있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영화 내용을 보면 이혼의 조건으로 남편에게 집을 비롯한 전 재산을 넘겨 주었기 때문에

소위 알거지상태였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런 세밀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소위 뜬구름 잡는 칙릿계열의 영화라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칙릿' 계열이라는 것이 결국 여자 주인공이 일과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면서 과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나서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랑이야라는 것으로 마무리하면서 감정의 꼬리를 살살 긁어주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만 주인공이 나이든 이혼녀라는 것이 일반적인 칙릿 계열과 다른 점이라고 할까.

 

* 인도 아쉬람으로 기도를 위해 갔다면서 기도하는 장면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영화가 주려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야겠는데 그것도 초중반까지는 사람에 맞춰져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역시나 사랑으로 초점이 옮겨가니 사랑을 믿어라라는 말을 하기 위해 2시간 30분 가까이 되는

런닝 타임을 소모할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사람은 항상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내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특히나 대한민국처럼 치열한 경쟁 사회, 갑의 횡포가 절대적으로 강력한 사회에 살게 되면 내 인생이 과연 내 인생인가 하는 의문을 갖기 마련이며,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기도 하다. 나 역시 그런 이유로 인해 세게 여행을 계획 중이고 그 여행에 앞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니까.

 

 

* 결국 사랑이 제일 중요해라는 결론을 얻기 위해 2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을 버텨내야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발단 자체가 너무나 엉성하고 어설프며 결국엔 좋은 남자 (혹은 여자) 만나서 사랑하는 게 최고다라는

전형적인 칙릿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2시간 반이라는 지루함을 견뎌야 하는 영화다.

로마와 나폴리, 아쉬람과 발리의 멋진 풍경과 볼거리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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