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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이웃 사람-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하는 영화

by Robin-Kim 201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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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외인구단, 발바리의 추억, 타짜, 지옥의 링, 식객, 이끼, 프리스트의 공통점은?

바로 만화가 원작인 영화들이다.

 

언제부턴가 소재의 고갈에 시달리던 영화계는 만화와 소설, 심지어는 게임 쪽으로까지 그 시선을 돌리는 모험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굳이 모험이라고 얘기한 이유는 그 성공을 가늠할 수 없는, 이른바 도박에 가깝기 때문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효시 격인 공포의 외인구단은 당시 원작인 만화가 대한민국의 키워드일 정도로 광풍이 불었고,

심지어 공포의 외인구단이 없는 만화 가게는 없다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인기가 있었기에 영화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물론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다면 원작의 인기가 아무리 좋았다고 한들 성공하지 못했을 테지만.

마치 영화 프리스트처럼 말이다.

 

 

 

결국 최근 들어 만화를 원작으로 하면서 성공한 영화를 보면 모티브 (Motif)는 만화에서 가져왔지만 극의 짜임새는

만화를 훨씬 뛰어 넘는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대표적인 것이 타짜, 이끼 등이다.

특히 이 두 영화는 보고 또 봐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 전개 구조와 등장인물간의 관계설정이 굉장히 짜임새 있고

치밀해서 볼 때마다 감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종이 책 만화가 아닌 인터넷에 연재되는 만화, 이른바 웹툰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다양한 웹툰이

영화로 만들어지거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는데, 영화화 된 이끼와 드라마화 된 패션왕 등을 예르 들 수 있겠다.

그 중에서 내 놓는 작품마다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영화화되는 작가가 있으니 바로 강풀이다.

 

사실 강풀 웹툰 원작의 영화는 원작의 인기에 비해 그 인기가 실망스러웠다.

 

2006아파트의 관객수가 49 5천명, 2008바보 95만명, 같은 해 순정만화 72만 명의관객수를 보이는 등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100만 관객수를 넘긴 영화가 의아하게도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였다 (158만여 명).

 

 아파트 포토 보기 순정만화 포토 보기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토 보기

 

철저히 개인적으로 왜 그럴까라고 생각해 보니 강풀이라는 작가의 작품은 이야기 전체를 놓고 봐야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간다라는 점에 도달했다. 즉 앞에서 순서대로 이야기를 따라가면 어느 순간 막히는 곳이 있지만 끝까지 다 본 후

이야기를 조금 멀리 떨어트려 놓고 전체적인 그림에서 앞부분과 중간 부분 등을 다시 돌아보면 조각이 딱 들어 맞는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얼마 전에 봤던 조명가게라는 웹툰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영화화 하기가 힘들고, 영화화 된다고 하더라도 원작의 느낌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

영화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흐름을 따라가는 장르지 멀리 떨어트려 놓고 이야기 전체를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니까

(물론 돈 내고 또 보면 되지만 돈을 여러 번 지불할 만큼 괜찮은 영화라는 판단을 얻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강풀 원작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수인 243만이 들었던 이웃사람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영화를 보는 내내 대체 이 영화가 왜 계속 이어지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범인이 102호라는 사실은 초반부에 이미 밝혀진다. 천호진의 역할도 없어도 무방하다.

새 엄마로써 딸이 아래 층 남자에게 살해 당하는 날 비 오는 저녁, 우산이 없는 아이를 위해 버스 정류장에 나가지 못한

죄책감에 영화 내내 시달리는 김윤진의 역할도 짜증이 났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계속 살인을 저지르는, 이른바 추격자의 하정우와 같은 모습도 패러디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알았다.

이 영화는 법인을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범인임이 드러나는가에 초첨을 맞춰 구성된 영화라는 것을.

마동석이 분한 깡패 역할도,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부녀회장의 역할도, 열흘에 한 번씩 102호로 피자 배달을 오는 배달 청년도,

그리고 죽은 딸에게 계속 미안해 했던 김윤진의 역할도 초첨을 바꿔보면 공감이 가게 된다.

 

 

 

,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흐름을 쫓는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두고 일어나는 각각의 일들을 조합해야 하는 영화이며,

그것은 강풀 원작 웹툰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다.

따라서 이 영화가 재미 있네 없네, 영화적으로 가치가 있네 없네 하는 얘기는 사실 좀 무의미한 듯 하고,

어떤 관점으로 이 영화를 바라 보느냐가 이 영화에 대해 좀 더 어울리는 얘기가 아닐까 한다.

 

참고로 피자 배달하는 학생이 친구와 메신저로 얘기하는 과정에서 쓴 아이디가 '추격자4885인' 걸 보면 나름 웃음의 포인트도

감독이 생각 했었구나,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돌기도 한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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