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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고전명작 다시 보기 (5) 래리플린트-표현의 자유, 그 진실은?

by Robin-Kim 2012.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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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정헌법 제 1.

합중국의 회의는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자유로운 종교 행위를 금지하거나, 언론 또는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또는

조용히 집회하고 피해를 구제받기 위하여 정부에 청원하는 인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얼마 전 타계한 애플사의 창업자이자 CEO였던 스티브 잡스는 프리젠테이션으로 유명했다.

사실 그의 프리젠테이션을 보면 어떤 부분이 그렇게 열광적인지 알 길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다 보니

그는 그것으로 한층 더 유명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해다.

그런데 한 회사의 CEO로써 그보다 더 프리젠테이션으로 유명했던 사람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만든 밀주로 스스로 돈을 벌었던 래리 플린트는 성년이 되자 '허슬러'라는 스트립 바를 운영하지만

경기 불황의 여파 때문인지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아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허슬러 소식지 같은 것을 만들어

배포하던 중 당시 유행하던 플레이 보이지에서 영감을 얻어 보다 남성의 성적 본능에 충실한 도색 잡지 허슬러를 창간한다.

하지만 당시 레이건 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보수주의가 만연하여 외설적인 허슬러를 고소하게 되는데 그 중심에는

링컨 금융 비리 대출 사건의 주인공 찰스 키팅이 있었다.

 

* 소식지 형태의 최초의 '허슬러'. 영화 속 장면이라 실제 첫 허슬러의 표지와 같은지는 모르겠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던 아이작맨이라는 국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정에선 래리 플린트는 정상적인 모습이

아닌 괴짜스러운 면모를 보이며 법정을 파행으로 이끌었고 결국 수감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게 된다.

그리고 이 때 전국 언론인 협회 정도 되는 단체에서 래리 플린트를 초대하여 연설을 하게 하는데,

바로 이 때 그가 미국 수정헌법 제 1조에 빗대어 한 연설은 아직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고의 연설로 꼽힌다.

그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 과 같다.

 

[살인은 불법입니다.

하지만 살인현장을 사진 찍으면 뉴스위크지 표지에 실리고 심지어는 퓰리처 상도 받습니다. 반대로 성은 합법입니다.

누구나 하고 있고 하고 싶어하죠. 하지만 성행위나 여자 나체를 찍으면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중략)

무엇이 외설적이라고 생각합니까? (전쟁사진과 외설적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이것인가요? 이것이요?

(중략) 정치가는 성적인 매체가 청소년들을 타락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남을 속이고 사악한 전쟁을 일으킵니다. (중략)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무엇이 더 외설적인가요? 성인가요, 전쟁인가요?]

 

 

* 표현의 자유에 대한 연설을 하는 래리 플린트 (영화 속)

 

이후 유명한 종교인 폴웰 목사를 풍자한 글을 허슬러에 실으면서 당시 인기 있었던 맥주 광고를 패러디하여 폴웰 목사가

어머니와 간음했다는 내용- 폴웰 목사 측에게 고소를 당하면서 다시 한 번 법정에 서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군가의 암살 시도에 의해 총에 맞고 하반신 마비가 되고 스트립 바 허슬러의 댄서 출신인

래리 플린트의 아내는 마약 중독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 대법원 법정에선 래리 플린트를 대신 변론한 아이작맨은

재판을 승소로 이끌며 영화는 마무리 된다.

 

* 마약 중독이 된 래리플린트의 아내  (코트니 러브)

 

사실 풍자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느냐 아니냐는 이번 정권 들어 뜨거운 감자로 떠 올랐다.

독재가 권력을 만나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하면서 풍자를 했던 사람들에게 연이어 실형을 선고한 전무후무한 사건 때문이다.

사실 권력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견제를 받지 않으면 안으로부터 썪어 들어가면서 부패해지기 마련인데

국민들로부터 부여된 권력을 가진 자가 국민들의 견제를 허락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패될 수 밖에 없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그 과정에서 풍자가 과연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한 얘기가 많았던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풍자는 표현의 자유라는 것과 자연스럽게 맞물리게 되고 결국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 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며 10년도 더 전에 개봉한 영화 [래리 플린트]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얘기하고자 했던 것이다.

 

영화를 보면 미국은 수정헌법 제 1조에 의해 잘 알려진 사람에 대한 곡해된 풍자-이를 테면 허슬러 잡지에 의한

폴웰 목사에 대한 그것과 같은-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허슬러 잡지가 기사에 풍자니까 오해하지 말라는 내용의 꼭지도 덧붙였지만.

물론 이런 표현의 자유가 자칫 명예 훼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의 줄타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 표현의 자유에 대해 자신에게 억울한 판결을 내린 법원을 비웃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래리 플린트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사회에 던진 화두 외에도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최고로 꼽는 이유 중의 하나는 래리 플린트를 연기한

우디 해럴슨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법원에서의 괴짜 연기부터 미치광이 같은 CEO 연기와 아내 엘시어를 사랑하는 연기까지,

각 상황과 역할에 맞는 연기는 극찬에 극찬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래리 플린트라는 인물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아내 엘시어 역할을 한 코트니 러브 (락 그룹 너바나의 목소리 담당 커트 코베인의 전 아내)의 연기

역시 래리 플린트의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을 연기함에 있어 상당한 연기력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 몰입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래리 플린트의 연기를 소화한 우디 해럴슨. 그리고 그 옆의 코트니 러브.

 

영화를 보다 보면 꽤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래리 플린트 처음 재판을 받는 장면에서 나온 심술 가득해 보이는 판사가

실제 래리 플린트라는 점이다. 흡사 [부러진 화살]의 문성근처럼 보수주의로 가득 찬 역할을 맡은 진짜 래리 플린트는 연기도

곧잘 해 낸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인크레더블 헐크] [일루셔니스트]의 에드워드 노튼의 신인시절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재미 거리라고

얘기하고 싶다.

 

* 보수주의에 쩔어 있는 판사를 제대로 연기한 실제 래리 플린트

 

* 신인 시절 애드워드 노튼의 변호사 연기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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