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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vs 영화 (4): 법원 vs 검찰- 부러진 화살 vs 부당거래

by Robin-Kim 201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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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기본적으로 법치국가로써 입법부와 사법부 그리고 행정부가 서로 협조 및 견제를 하면서 운영되는 나라라고

겉으로는알려져 있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혹시 회전문 인사라고 들어 봤는지.

문제가 있어 자리에서 물러난 고위 공직자가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공직으로 복귀한다는 뜻이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결국 입법부 (국회)든 사법부 (법원)든 행정부 (정부)든 서로 혈연과 지연 등의 인맥으로 연결되어 그 놈이 그 놈이라

서로 견제를 한다기 보다는 개개인의 이득을 위해 도와주고 협조한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개판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 세 개의 집단 중에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집단은 누굴까?

개인적으로는 사법부라고 생각을 한다.

누군가가 법에 호소할 기회는 단 세 번이며, 그 세 번 중 마지막인 대법원에서 결정하면 이유 불문하고 따라야 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나쁜 쪽으로 대한민국을 몰고 갈 수 있는 집단이 사법부, 즉 법원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그런 사법부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가 있으니 바로 [부러진 화살]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엔 상기 세 개의 집단 외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그 누구로부터의 간섭도 허락하지 않는

집단이 하나 있다. 국정원이냐고? 천만의 말씀.

바로 검찰이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모토 하에 철저히 배타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인 검찰은 그러한 특성 상 상황에 따라

굉장히 위험한 집단이 될 수 있는데 이번 정권 들어서 그런 행태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리고 그런 검찰의 부도덕함을 바탕으로 한 위험성을 전달하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부당거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부러진 화살]은 대한민국 사법부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된 김경호 교수 (안성기/ 실제 인물 성균관대 김명호 교수).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하기에 이른다. 두 사람 사이의 몸 싸움 와중에 석궁은 발사되고 담당판사는 김경호 교수를 법적으로 고소하게 되면서

1시간 40여분의 긴 이야기는 시작된다.

 

* 영화 [부러진 화살] 중 한 장면

 

실종된 김나리라는 여자 아이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의 경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행방이 묘연하다 토막 살인된 채로

시체의 일부가 발견 되자 대통령차원에서 사건에 관심을 가지며 범인 검거에 혈안이 된 경찰.

그들은 경찰대 출신이 아닌 광역수사대 팀장 최철기 (황정민)를 총괄 수사관으로 임명한다.

그 사이에 세금 탈루문제로 최철기에 의해 검찰에 송치된 태경그룹 김양수 회장은 검사인 주양 (유승범)에게

최철기를 손 봐줄 것을 부탁, 최철기와 주양 간의 불편한 관계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 영화 [부당거래] 중 한 장면

 

처음부터 김경호 교수 사건이 사법부에 대한 테러라며 엄중 대처하겠다고 선포한 사법부는, 피해자 가장 안에 입었던

런닝 셔츠와 가장 바깥에 입었던 조끼에는 혈흔이 있는데 그 사이에 입었던 셔츠에는 혈흔이 없고,

이 재판의 원고인 김경호 교수에게 패소를 선고한 판사가 주장한 부러진 화살은 존재 조차 없으며,

상처도 길이가 깊이가 엇갈리게 증언 되었으며, 석궁의 화살이 배에 맞고 튕겨 나가서 부러졌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에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며 [부러진 화살]은 마무리 된다.

 

 

* 영화 [부러진 화살] 중 한 장면

 

최철기는 살인 사건을 해결을 위해 태경 김양수 회장과 건물 입찰을 두고 경쟁 관계에 있는 해동그룹 장석구

(기존 깡패 출신)에게 뒤처리를 부탁하고 장석구는 있지도 않은 범인을 만들어 최철기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한편

경쟁 관계에 있던 김양수 회장이 주양과 접대 골프를 치는 현장에서 김 회장을 살인하고는 현장 사진과 동영상으로 주양을

압박한다. 한 편 주양은 김나리 살인 사건을 맡아 범인을 취조 하던 중 장석구란 이름을 듣게 되고, 장석구와 최철기가 이 사건에

개입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는 최철기 주변 인물들의 소소한 비리를 빌미로 압박하다 최철기가 잘못을 빌자 화해한다.

한 편 뒤처리를 위해 최철기는 장석구를 죽이고 그 가신까지 죽이는 과정에서 실수로 가장 친한 동료를 죽이게 되는데,

다른 동료들은 자세한 내막은 알지 못한 채 배신감에 의해 최철기를 죽이고 주양 검사의 접대 골프, 이른바 검사 스폰서 사건은 뉴스를 타게 되지만 주양은 어떤 사법처리도 되지 않은 채 [부당거래]는 마무리 된다.

 

 

* 영화 [부당거래] 중 한 장면

 

이처럼 두 영화의 결론은 사법부와 검찰, 두 조직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배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자신들이 가진 힘, 즉 국가로부터 부여된 권력을 활용하여 스스로를 보호하고 기득권 집단에 기생하며

누군가가 자신들의 영역으로 침입해 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그들은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하다.

나아가 그들을 비롯한 대한민국 기득권이 법 앞에서 보여주는 행태는 법을 너무나도 쉽게 기만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법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유치원생도 알고 있음에도

과연 우리의 현실은 그러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쉽게 그렇다라고 할 수 없을 듯하다.

 

 

사실 검찰의 불합리성과 조직 이기주의는 각종 언론과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과 같은 책에서도 밝혀져서

새로울 게 없지만 사법부의 만행은 쉽게 접할 수 없기 때문에 [부러진 화살]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라고 할 수

있음에도 그저 여러 편의 영화 중 하나로 치부되면서 어물쩍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영화적으로 본다면 [부러진 화살]이 사실을 바탕으로 그 과정을 소개하는데 치중했다면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의 박정훈 작가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재미있는영화다. 경찰과 검찰의 대립관계를 기본으로 범죄 조직과

기득권 세력의 물리 물리는 역학 관계 그리고 그 한복판에서 박쥐처럼 움직이는 언론까지, 영화를 보는 내내 줄거리와

이야기 전개에 압도당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웬만하면 영화는 한 번 이상 보지 않는 내가 이 영화만 세 번을 봤는데도

질리지 않고 이야기 전개에 빨려들 정도니 그 구성의 탄탄함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검찰과 사법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면서도 견원지간일 수 밖에 없는 관계.

그들이 이 사회에서 행하는 역할이 조금은 변하길 바란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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