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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현학적이 되버린 이병률

by Robin-Kim 201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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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도는 없었다.

그 동안 소설과 인문관련 서적만 읽느라 지친 머리를 식히고도 싶었고 괜시리 가슴 절절하게 감성적이 되고도 싶었다.

따라서 당연히 가을이라는 계절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선택은 이병률이었다.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첫 작품인 [끌림]은 강렬했다.

책 제목 그대로 이병률이란 사람에게 끌릴 수 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끌림을 읽으면서 느꼈던 촉촉함, 두 눈을 감으면 보다 예민해진 촉감으로 전해지는 그 촉촉함이 그리웠고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었다.

여행을 빙자한 그의 애틋함을, 아련함을, 먹먹함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서 그는 현학적이 되었다.

내용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한 번 읽어서는 이해하기가 어려워 두 눈을 꼭 감았다 뜨고는

정신을 집중해서 두 세 번 읽어야 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게 아닌데.

내가 이병률에게 기대했던 건 이게 아닌데.

 

그의 얘기에 공감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의 얘기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나도 그랬을까라고 나의 시간을 한 번 되새김질 해 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의 얘기에 나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 지금의 자리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른 눈으로 보고 싶었을 뿐인데

 

그는 현학적이 됐다.

가끔씩 숨어 있는 예쁜 글귀들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어려워졌다.

여행 산문집이라고 하기엔 내용도 사진도 여행과는 상관없을 법한 얘기들이 90% 이상이니

그냥 산문집이라고 하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아쉽고 안타깝고 애석하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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