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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그가 돌아왔다!

by Robin-Kim 201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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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존중에 기반하여 생산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교역을 하는 무역협력이다.

또 국제무역이 보다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힘쓰는 사회운동을 말하기도 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언제부턴가 공정무역이 우리 사회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더 자세하게는 전 세계에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스타벅스가 정작 아프리카 혹은 남미 등의 원두재배 농가에는

생활비도 안 되는 돈을 주거나 아동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부터인 듯 한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스타벅스가 나쁜 놈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일깨워줬으니 조금, 아니 많이 아이러니하긴 하다.

어쨌든 그 이후로 우후죽순처럼 공정무역에 참여하는 업체가 생겨나고 소비

측면에서도 윤리적 소비가 강조되며 공정무역을 통한 제품을 소비하는 문화가

일기 시작했으니 바람직한 문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궁금하지 않은가?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 농가의 삶이 좋아졌다는 뉴스를 접해 본적이 있는가?

아프리카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공정무역을 한다고 하는 수 많은 기업들과 브랜드들이 존재하고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커피를 재배하면 할수록, 바닷가재를 잡으면 잡을수록, 광물을 더 많이 캐내면 캐낼수록,

그러니까 더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그들은 더 가난해지거나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가 돌아왔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의 작가 코너 우드먼이 이번에는 세계를 돌며 공정무역이 어떻게 움직이고 실행되고 있는지,

자본의 불합리한 이동과 투자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러 말이다.

 

 

 

솔직히 이 책은 전작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보다 재미없다. 심지어 지루하기까지 하다.

전작은 여행에 초점을 맞춰 여행길에서 맞닥뜨린 예상치 못한 상황과 돈을 벌기 위해 저자가 경험했던

다양한 돈벌이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버무려져 꽤나 흥미진진했었지만,

이 책은 주제 자체가 다소 딱딱하다 보니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가 없을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다소 지루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세상의 대부분이 공정무역을 찬양할 때

그 이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세세히 알려주는 몇 안 되는 책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슷한 내용을 다룬 다른 책들보다는 그래도 재미있는 편에 속하기까지 한다!

 

영국의 가장 큰 초콜릿 브랜드 (데어리 밀크 초콜릿)가 코코아 재배농가에게

보증한 가격은 1톤당 1,600달러다. 하지만 현재 (저자의 책 집필 시점) 국제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코코아의 톤당 가격은 2.,939달러다.

거기에 계약 기간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2,939달러 코코아를 1,600달러에 살 수 있다는 얘기이며,

국제 가격이 1,6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 코코아 가격이 1,000달러 정도로 떨어진다면 과연 이 초콜릿 브랜드는

톤당 600달러를 더 주면서 코코아를 사들일까?

 

카리브해 니카라과에서 바다가재를 잡는 어부들에게는 잠수병에 걸려 생명을 잃거나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안전한 잠수 장비가 없기 때문에

수심 몇 미터까지 내려왔는지, 얼마나 오래 동안 잠수를 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고

그나마 가진 산소통 장비도 낡아서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이들의 최대 구매처인 미국의 레스토랑 레드 랍스터는 이런 잠수들의 고통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다.

자신들은 어부들이 바다가재를 어떻게 잡는지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으며 다만 자신들만의 가이드라인, 이를테면 심해에서 잡은

바다가재는 사들이지 않는다와 같은, 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은 윤리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기업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조금만 잠수들의 상태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면 적은 돈으로

잠수장비를 어부들에게 지급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외에도 중국 폭스콘의 노동착취와 애플과 같은 세계적인 IT기업의 상관관계,

중국의 고무 생산을 위한 라오스의 산림파괴와 농부들의 저임금 노동착취,

콩고의 광산에서 생산되는 주석의 수출과정-주석은 삼성과 같은 휴대전화 제조업체뿐 아니라

 PSP와 같은 게임기 제작 업체들에게 필수적인 원재료다-에서

과연 얼마나 공정한 무역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이 책은 상세히 적어 놓았다.

 

기사 이미지결론적으로 말하면 윤리적 소비나 공정무역과 같은 것은 결국 기업의 또 다른 마케팅 수단,

그러니까 우리는 윤리적 기업입니다라고 얘기할 꺼리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진정으로 공정무역을 진행하는 기업은 소위 말하는

대기업 집단이 아니라 생산자들과 직접 거래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높은 이윤을

직접주는 중소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그 반대급부로 민주주의의 탈을 쓴 자본주의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것을 보완하기 위해 노블리스 오블리제같은

사회적 분위기나 제도가 만들어지고는 정착되어 가고는 있지만 자본주의는 말 그대로 돈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진 자들의 지나친 이기심과 그들이 만들어 놓은 보이지 않는 장벽들 때문에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고 가진 자들은 더 갖게 되는 신 계급주의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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