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신이나 기계가 아닌 사람이란 존재가 항상 꾸준함을 유지하기는 꽤나 어렵다.
아니 많이 어렵다.
운동 선수의 경우 매년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이 어렵고, 기업체의 경우 매년 꾸준한 수익을 내기 어려우며,
직장인의 경우 꾸준한 성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그 이유가 내적이든 외적이든.
심지어 작가들조차 그 꾸준함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이 작가도 이제 다 됐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가들이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수준이 안 되는 작가들이야 꾸준하고 말 것도 없지만 소위 ‘알아주는’ 혹은 ‘인정받는’ 작가들도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슬럼프라고 부른다.
그런데 슬럼프가 없는 작가를 한 명 알고 있다.
그의 책은 읽을 때마다 재미있고, 드라마틱하며, 책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바로 법정 소설의 대가 ‘존 그리샴’이다.
물론 내가 얘기하는 그의 소설은 일반 소설, 나도 몰랐는데 알아보니 일반 소설도 몇 권 썼더라,을 제외한
법정 소설 분야에 대해 국한된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소송 사냥꾼]역시 마찬가지다.
[월 스트리트 몽키]라는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이라고 모든 직장인들이 5시나 6시 땡하면 퇴근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특히 금융계나 법조계 쪽은 개인 생활이 없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을 정도로 가혹한 업무량으로 고생한다고 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 데이비드 징크 역시 5년간 숨막힐 듯 일만 해 온 회사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변호사 그룹)를
도망치듯 그만두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낮술에 취해 우연히 들어서게 된 아주 작은 규모의 ‘핀리앤피그’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면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 ‘버릭스’와의 소송과 재판과정에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상당히 밀도 있고 재미있게 그려진다.
사실 법이라는 것이 그 자체가 난해하기도 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그것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지루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법정 드라마를 존 그리샴은 한 번의 슬럼프도 없이 잘 이어오고 있는데,
[펠리컨 브리프]부터 [소송 사냥꾼]까지 그 공통점을 살펴보면 법이 먼저가 아니라
이야기가 먼저인 구조를 갖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설정이 점점 더 생생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그 이야기에 법이라는 마지막 옷을 입힌다고나 할까. 뭐 아무튼 그렇다는 얘기다.
올 여름, 소송 사냥꾼을 만나보자.
이틀 정도는 너무도 금방 지나가게 될 테니까.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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