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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

나 어릴 적 꿈

by Robin-Kim 2009.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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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라는 말이 맞는지 '어릴 때'라는 말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내 나이가 사회적으로 '어리다'다고 받아들여지던 그 때

난 내 인생이 총천연색 컬러일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멋지게 그리고 즐겁게

내 마음대로 세상을 살아갈 줄로만 알았다.

거기엔 '~일 것 같았다'라는 가정법이나 불확실성은 단 1%도 개입도 허락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될줄 알았던 것이다.

 

사람의 평균 수명을 70살로 놓고 보면 언제부턴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어지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다'라는 불확실한 희망을 갖지 않아도

되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런 나이가 되어 내 삶을 돌아보니 과연 나는 내가 당연하게만 여겼던

총 천연색 컬러풀한 삶을 살았었나 하는 회의가 든다.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어느 정도 나이까지는 내 마음대로 살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이 비록 총천연색 컬러풀한 삶까지는 아니더라도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삶을 내가 주도해서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그렇다. 이 '언제부턴가'가 항상 문제다-내 삶이 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다른 무엇들에 의해 지배되기 시작했고, 점차 그 색을 잃어가면서 퇴색됨에 따라 무채색에 가까워져 버렸다.

 

그래, 무채색이다.

사고 방식도, 옷 입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남을 평가하는 잣대도 그렇게 남들과 별 차이없이

묻혀져 가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무채색이 되어 버린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그렇게 무채색이 되어 버릴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운명처럼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슬픈, 그런 무채색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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