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무릎팍 도사'에 가수이자 DJ인 이문세 아저씨가 출연하셨습니다. 라디오에서 이따금씩 듣긴 했지만 TV에서 본 것은 실로 오랫만인데,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은 여전하시더군요.
프로그램 내내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최장수 별밤지기라는 내용과 함께 그 당시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를 알려주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20년 전 학창시절이 기억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그 당시 밤 10시만 되면 자동으로 라디오를 켜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별밤'에 주파수를 맞춰 놓고 들었던 그 때. 학교에 가면 별밤에 초대되었던 스타 얘기로, 또 독튼한 일반 출연자들에 대한 얘기를 빼 놓지 않았던 그 때 별밤은 그야말로 어떤 TV 프로그램보다도 또래들의 최고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렇게 가슴 속 추억으로 몽롱해져 있을 때 불러주었던 '옛사랑'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요. 세상에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두 가지가 바로 말(語)과 시간이라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어서였을까요.
'추억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생각해보면 추억이 있다는 것은 정말 우리네 삶을 아름답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함께 뛰놀던 친구들, 엄마에게 거짓말하고 몰래 갔던 오락실과 만화 가게, 땅콩 자판기와 조립식 장난감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뭉클해 오면서 그 때가 그립기도 한 것은 이미 제가 나이를 많이 먹어서일까요.
얼마 전, 요즘 아이들은 '다방구'라는 놀이도 학원에서 배운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이미 게임기와 인터넷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우리 때보다 더 치열한 경쟁에 일찍 내 몰린 아이들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라 우리네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 주어야 할 것은 아름다운 우리 나라와 함께 어른이 되었을 때 떠올리며 가슴 한 켠을 뭉클하게 만들어줄 추억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우리가 그랬듯이.
Leggie...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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