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가짜였던 그녀
찌라시: 위험한 소문
1980년 9월, 세계적인 신문사인 워싱턴 포스트에 ‘지미의 세계 (Jimmy’s World)’라는 제목의 기획취재 기사가 실렸습니다. 내용은 당시 8살이었던 흑인 아이에 대한 것이었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외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3세대째 헤로인 중독자인 지미는 불과 8살이며 5살 때부터 중독자로 살아왔다. 그리고 그의 꿈은 얼른 11살이 되어 마약 거래상이 되는 것이다 (중략)
곱슬머리에 부드러운 갈색 눈을 가진 흑인 소년의 가냘픈 팔에는 많은 바늘 자국이 반점으로 남아 있다. 주사 바늘은 지미의 부드러운 살갗에 마치 구운 빵 한가운데 빨대를 찔러 넣듯이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략)]
기사가 공개되자 전 미국이 충격에 빠지다시피 했고, 전 세계 300여 개의 언론사들이 이 기사를 다루었습니다.
동시에 불쌍한 지미를 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당시 흑인 최초로 워싱턴 DC의 시장이 되었던 매리언 배리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미를 반드시 마약으로부터 구하겠다며 워싱턴 포스트에 지미의 신상 정보를 요청합니다.
어디에서도 지미의 정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재닛은 매리언이 정치적으로 어린 나이의 지미를 이용할 수 있다며 정보 제공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1년, 재닛은 이 기사로 언론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 상을 받게 됩니다. 장기간에 걸친 취재 기간, 기사의 선한 의도, 당시 전 미국을 들끓게 했던 사회적 파급력 등이 인정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퓰리처 상을 받은 뒤로 워싱턴 포스트에 이상한 제보들이 속속 들어옵니다. 바로 재닛에 대한 제보였는데요, 그녀가 입사하기 위해 제출했었던 학력이 모두 가짜라는 것이었습니다.
거짓 기사가 불러온 결과
재닛은 뉴욕 명문 바사르 (VASSAR) 대학을 수석 졸업했으며, 오하이오주 털리도 (TOLEDO) 국립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1년간 유학을 했기 때문에 프랑스어에도 능하다는 이력서를 제출했었는데, 이 모든 것이 가짜였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편집국장은 ‘지미의 세계’라는 기사도 가짜가 아니냐는 추궁을 하며 재닛에게 24시간 내에 지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제출하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재닛이 제출한 것은 사직서와 함께 ‘지미의 세계’라는 기획 취재 기사가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자술서였습니다. 결국 재닛과 워싱턴 포스트는 퓰리처 상을 반납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유명한 언론이 아무런 검증 없이 이른바 ‘가짜 뉴스’를 보도했을 때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책임한 기사를 쓰는 기자를 우리는 ‘기레기 (기자+쓰레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런 기레기들이 쏟아내는 기사들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 수준이 되었는데요.
쓰레기를 만드는 기레기들
실제로 2021년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수행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1' 조사 결과 한국이 조사대상 46개국 가운데 뉴스 신뢰도 공동 38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짜 뉴스 사건이 사회를 어지럽게 만든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후 특별 입국한 기여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법무부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시 비가 오는 와중에도 실외에서 브리핑을 하는 법무부 차관 뒤로 한 직원이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받쳐 들고 있는 사진이 ‘황제 의전’이라는 제목과 함께 전 언론에 도배되다시피 했었습니다. 이후 법무부는 공식 사과를 했었고요.
하지만 실상은 알려진 것과 전혀 달랐는데, 당시 상황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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