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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몽실 언니- 전쟁을 겪은 이 땅의 모든 선배들에게.

by Robin-Kim 201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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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가수 윤도현씨는 당시 우리 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윤도현 씨뿐 아니라 다른 여러 연예인들과 일반 국민들까지도 파병 반대를 소리 높여 외쳤다.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남이 일으킨 전쟁에 우리가 끼어들어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시위를 했지만

국제 역학 관계 속에서 고민하던 우리 정부는 고심 끝에 파병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전쟁은 싫다. 전쟁 영화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전쟁이란 결국 죽고 죽이는 것 외에는 남는 것이 없고, 전쟁 후 가지게 되는 땅 넓이와 자원 같은 것들은

전쟁에서 죽어간 우리의 친구와 동료, 선 후배들의 것이 아닌 위정자들의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이 싫어하는 우리 역사의 특징 중 하나, 오랜 기간 동안 먼저 누군가를 침략한 적이 없다는 역사를 개인적으로는 좋아한다.

 

 

 

 

몽실이는 태생부터가 불우했다, 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해방 직후 먹을 것조차 제 때 해결할 수 없는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몽실이는 아버지가 먹을 것을 벌러 장기간 집을 비운 사이

몰래 새로 결혼하는 엄마를 따라가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먹을 것 걱정 없게 해주는 새 아빠를 갖게 된다.

하지만 배고픔이 중단된 것도 잠시, 엄마가 새 아빠의 아들인 영득이를 낳자 몽실이는 새 아빠로부터 괄시 받고 그 괄시에 항의하던

엄마가 새 아빠에게 떠 밀려 넘어지다가 몽실이를 덮치면서 다리를 다쳐 절름발이가 되고 만다.

 

얼마 후 괄시를 피해 먼 곳에서 돌아 온 친 아빠에게 돌아간 몽실이는 몸이 약한 새 엄마를 맞게 되지만 새 엄마는 동생 난남이를 낳고는 죽게 된다.

마침 아버지가 6.25라는 전쟁 때문에 군인으로 끌려가 집 안에는 어른이 없는 상황.

이 때부터 몽실이가 혼자서 배다른 동생을 키우기 위한 고난이 시작된다.

안 그래도 보릿고개라는 것이 한창이었던 그 때, 전쟁까지 겹쳐 먹을 것이 없던 시절이라 갓 태어난 난남이에게 무엇이든 먹이기 위해

이 집 저 집을 전전했고, 긴 전쟁 후 아버지가 돌아왔지만 전쟁에서 입은 상처 때문에 다리에서는 끝없이 고름이 나와

거동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거지처럼 구걸해 가면서 먹는 것을 해결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상처 치료를 위해 무료로 치료해준다는 부산까지 내려가지만 전쟁 환자가 너무도 많아 차례를 기다리다가

치료는 받아보지도 못하고 길바닥에서 아버지가 죽게 되면서 천애 고아가 되고 만다.

그리고는 새 결혼을 했던 친 엄마까지 죽게 되자 피 붙이라고는 씨 다른 동생 영득이와 영순이 남매, 배다른 동생 난남이만 남게 되고,

몽실이는 부산에서의 인연을 따라 난남이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지만 미군들에게 몸을 팔아 생활하는 집 주인 언니를 보며 안타까워한다.

 

불행의 시작은 해방 후 배고픔 때문이었지만, 끝없는 불행으로의 추락은 전쟁으로 인한 상처 때문이었던 몽실이.

친 동생은 하나도 없이 배가 다르고 씨가 다른 동생들이지만 그들을 따듯하게 감싸주었던 몽실이.

전쟁이 남긴 상처를 동생들에 대한 보호 본능으로 끝없이 그들을 위해 희생했던 몽실이.

 

전쟁은 그렇게 어린 나이의 한 여자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삶을 건네주었고 그 어린 아이는 그런 격렬한 세파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 남았다.

어쩌면 몽실이는 단순히 난남이와 영순이의 언니, 영득이의 누나가 아닌 그 시대를 버텨냈던 당시 모든 여자 아이들을 상징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을 정당화 하기 위해 [라이언 일병 구하기] 혹은 [진주만] 같은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전 세계인들을 세뇌시킨다.

혹은 테러 방지라는 밑도 끝도 없는 명분으로 다른 나라를 침범하는 전쟁의 당위성을 우리들에게 세뇌시킨다.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은 어쩔 수 없었다고, 자신들의 전쟁 참여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한국 전쟁이 미국과 소련 등에 의해 계획된 전쟁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고,

2차 세계 대전의 미국 참여는 물론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 역시 명분 없는 미국의 이익 챙기기였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결국 미국은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고 그 덕분에

우리 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는 수 많은 몽실이가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또 다시 강대국의 이권 놀이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강해져야 하고,

스스로 강해지기 위한 방법은 부정 부패 없는 깨끗한 정치를 통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쯤은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다 알 고 있을 텐데, 왜 그것이 이다지도 힘든 것일까?

 

겪어보지 않아도 되는 경험은 굳이 겪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또 다른 몽실이를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몽실 언니]는 단순히 아동문고, 혹은 소년 소설이 아니라 이 땅의 어른들이 꼭 읽어 봐야 할 그런 소설이다, 라고 얘기하고 싶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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