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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남자:엔딩 크레딧

영화 vs 영화 (16): 친구 vs 친구2-곽경택의 무리수

by Robin-Kim 201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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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개봉한 영화 친구는 800만 명이 넘는 관객수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멀티 플렉스가 전국적으로 깔려서 특정영화가 개봉하면 모든 스크린을 독점하듯이 개봉되던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800만 명이 넘었다는 것은 말 그대로 경이적인 숫자라고 밖에 할 수 없었고, 곽경택 감독은 이 영화로 충무로에 우뚝 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곽경택 감독은 이렇다 할 성공적인 작품을 내 놓지 못했다.

유오성 주연의 [챔피언]은 감독과 배우의 불화 문제로 180만 여명, 정우성 주연의 [똥개] 139만 여명,

그리고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스크린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장동건 주연의 [태풍]마저 410만 여명으로

지원과 명성에 비해 처참한 성적을 남겼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만들긴 했지만 흥행에 실패하며

곽경택이란 이름이 흥행 보증수표가 될 수 없음을 알려주었다.

 

그런 그가 다시 손을 댄 것은 역시 친구였다.

2008 MBC에서 친구-우리들의 전설이라는 드라마의 감독을 맡았었는데

이 역시 2001년 영화 [친구]를 반복한 것이어서인지 화제가 되지 않았으며 시청률도 그저 그랬다.

그리고 2013, 곽경택은 [친구 2]로 또 한 번 친구를 발판 삼아 도약을 준비했다.

좋게 얘기하면 그는 [친구]라는 명작을 탄생시킨 장본인이고, 나쁘게 얘기하면 [친구]이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감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반등을 위해 다시 한 번 친구를 건드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친구 2]에는 친구가 없었다.

전작이 호평을 받으며 800만이 넘는 관객수를 기록한 이유는 네 명의 친구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고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며 우정과 배신을 그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안에는 영화 제목처럼 [친구]가 있었기에 잔인한 조폭 영화였음에도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속편인 [친구 2]에는 친구는 없고 조폭만 있을 뿐이었다.

두 작품의 연계성을 위한 이야기의 모티브만 전작에서 따왔을 뿐 잔인하기 그지없는 영화일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친구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는 곽경택 감독이 영화 판에서의 반등을 위해 전작의 흥행을 차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작에서 이야기의 실마리를 가져와야 12년 전 그 영화를 보고 흥분과 열광했던 관객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런 곽경택 감독이 무리수가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뜬금없이 준석 (유오성)의 아버지의 젊은 역으로 등장해 해방 직후 부산을 장악한 주진모의 역할도 그렇고,

한 번도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던 아버지의 복수를 하게 되는 최성훈 (김우빈)의 감정도 그렇고,

무엇보다 유오성과 투 톱을 맡은 김우빈의 엄마 역인 혜지의 등장에 실소를 금하게 된다.

전작에서 비중은 전혀 없었던 혜지라는 인물이 밑도 끝도 없이 등장해 아주 오래 전 고등학생이던 그 때

동수랑 하룻밤을 지내고 임신하게 되어 낳은 자식이 성훈이라는 것인데,

최성훈이라는 인물을 이야기에 집어 넣기 위한 억지스러움 밖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어차피 억지스레 끼워 넣을 거였다면 차라리 진숙이가 준석과 헤어진 후 동수를 만나서 낳은 자식이라고 하면 좀 더 와 닿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다.

 

 

듣도 보도 못한 혜진의 등장, 그리고 그 오랜 시간을 연락 두절 상태로 지냈으면서도 어떻게 준석이 있는 교도소를 찾았는지 모를 뜬금없음 등이

이 영화가 친구를 다룬 [친구 2]가 아닌 그냥 조폭 영화인 [친구 2]임을 증명해 준다.

 

오히려 전작의 상택 (서태화)이나 중호 (정운택)가 등장해서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갔다면 전작의 느낌이 훨씬 잘 살지 않았을까 싶고,

단순한 조폭 영화에서 벗어나 친구간의 우정이 담긴 후속작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많다.

다시 얘기하지만 뜬금없이 나타나 동수의 아들이라면서 준석과 함께하는 최성훈이라는 역할은 정말

전작과의 연계성을 갖기 위해 억지춘향 격으로 만들어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결국 곽경택 감독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 영화로 다시 한 번 친구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는 감독이 되고 말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아니면 롯데 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으며 개봉 시점 CGV와 함께 스크린을 밀어줬음에도 한 달이 지난 지금 200만 명을 넘은 성적은

이젠 친구로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심도 생긴다.

결국 본인이 승부수로 선택했던 것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우려심.

 

 

사족으로, 개인적으로 이처럼 단순히 잔인한 조폭 영화는 제작되거나 상영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19금이라는 연령 제한이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해 미성년자들도 다 구해볼 수 있는 세상에서

청소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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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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