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P (Resurrected Victims Phenomenon): 살해 당한 피해자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현상
RV (Resurrected Victims): 다시 살아 돌아온 살해 당한 피해자.
가끔씩 책을 고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왜 우리나라에는 천편일률적인 작품들 밖에 없는가 하는 것이었다.
작가는 많은데, 그리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데 왜 작품들은 대부분 비슷하고 문학이라는 어설픈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들이 등단하는 길이 결국에는 무슨무슨 문학상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으니
그 무슨무슨 문학상에 입상하려면 심사위원들의 마음에 들어야 할 것이고 그러다 보니 결국에는
전부 비슷비슷한 작품들만 생산될 수 밖에 없이 않은가,라고 어설픈 결론에 도달해 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김진명이라는 작가는 문학이라는 것을 배제한 작품들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대단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의 필력에 대한 평가는 둘째치고서라도.
그런 와중에 최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6회 디지털 작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종료되었습니다]를 만났다.
사실 꽤 오래 전부터 구매하려고 했었는데 절판 중이었던 기간이 꽤 길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만나서는 세 시간 만에 마지막 책장을 덮어버린 책.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RVP와 RV라는 것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반전의 묘미까지 더해진 작가의 상상력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혹시나 있을 수도 있는 것을 상상으로 풀어낸 이 소설을 추리 소설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추리 소설보다는 스릴러 쪽이 가깝지 않나 생각된다.
즉 히가시노 게이고 보다는 이사카 고타로 쪽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정작 중요한 것은 [뿌리 깊은 나무]의 이정명, [진시황 프로젝트]의 유광수, [1780 열하]의 임종욱 같은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다양성이 확보 되는 듯 했으나 이정명을 제외한 두 작가의 신작은 언제 출간되었는지도 모르게 사람들이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며,
최근에는 이정명의 신작도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독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게 해주는 작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완성도나 짜임새, 세세함과 치밀함 부분에서는 조금 더 탄탄하게 보완해야 할 듯 하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선택의 폭을 넓혀 주어서. 그래서 세 시간이면 충분했다.
참, 줄거리는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 생략한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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