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첫 인상을 판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2,3초이며 길어도 1분이면 끝난다고 한다. ]
연구하는 사람의 연구 내용에 따라 달라진 듯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첫 인상이 판단되며,
한 번 뇌에 저장된 첫 인상은 좀처럼 바꾸기 어려워 그 사람에 대한 편견 혹은 선입견이라는 이름으로 무의식에 저장되곤 한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러한 것들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조금씩 깨닫게 됐는데,
아주 짧은 시간 스쳐 지나가듯이 본 특정 사람에 대해 그토록 빨리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 우스워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의 말이란 그 사람의 생각을 소리로 표현한 것이고 사람의 글이란 그 사람의 생각을 문자로 표현한 것이며
사람의 행동이란 그 사람의 생각을 몸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이 중요한 것이고
그 생각은 결국 그 사람의 지나온 인생의 축적된 결과가 아니겠는가.
어떤 사람의 지나온 인생을 쉽게 판단한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라는 결론뿐이다.
[1F/B1 일층, 지하 일층]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장편 소설인줄 알았다. 생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 작가의 장편 소설인데 아무 이유 없이
생각보다 손이 먼저 움직여 고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편소설 모음이다.
제 1회 젊은 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1F/B1]을 포함한 다양한 단편소설을 묶은 이 책은 ‘책을 잘못 골랐네
(장편인 줄 알았다가 단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관점에서)’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었다.
그리고는 마지막 책장까지 덮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책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읽는데 최근 몇 개월간은 미국과 한국의 손꼽는 수작 드라마를 보느라 책을 등한시 한 이유에서였다.
그리고는 얼마 전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이 작가의 장편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 단편마다 보여지는 탁월한 상상력과 진짜인지 아닌지 모를 탁월한 지식, 그리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은
굳이 ‘[1F/B1]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가 지나쳐버린 ‘사이’의 어마어마한 낯선 공간을 정교하고 침착하게 보여준다.
나는 보지도 못하는 그 ‘사이’로 침투해 들어가는 상상력이 주는 흡인력이 놀라웠다’라는 신경숙의 추천 글이 아니더라도 뛰어나 보였다.
매 단편마다 보여지는 다양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는 김중혁이라는 작가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단편 소설 묶음 한 권으로 이 작가를 판단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장편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했었다.
어떻게 보면 김영하, 천명관, 성석제처럼 자기만의 색을 가진 작가로 기억될 수 있을 듯도 하고
아니면 그냥 이 자리에서 이런 모습으로 머무를 수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그에 대한 첫 인상은 ‘괜찮다’지만 더 자세한 판단은 다음을 위해 남겨 놓으려 한다.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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