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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까지 가 봤니?

백사마을-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 (1)

by Robin-Kim 201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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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추석 전 즈음, 서울의 마지막 달 동네로 남아 있다는 백사마을을 개발할 거라는

 뉴스 기사를 접했습니다. 예전 '다큐멘터리 3일'에서 보고 가슴 뭉클했었던 곳인데

개발한다고 하니 현재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추석 연휴 첫 날 백사마을을 찾았습니다.

 

 

벌써 몇 달 전이라 잘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부터 바로 백사마을 탐방을 시작해 볼까 합니다.

 

* 버스에서 내리면 길 건너에 사진처럼 갈림길이 눈에 들어 온다. 왼쪽부터 갈 것이냐 오른 쪽부터 갈

  것이냐는 오로지 본인의 선택. 난 왼 쪽을 먼저 선택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이 잔뜩 흐린데다가 이따금씩 비도 내려서 선명한 사진을 얻지는 못했습니다만,

아쉬운 대로 개발 전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참, '백사마을'이라는 이름은 이 동네의 주소가 중계동 104번지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 왼쪽 길 을 택하여 올라 가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오는 목양 교회. 크게 인쇄 되어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예수님 모습이 인상적이다.

 

* 처음엔 놀랐다. 살고 계신 분께는 죄송하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라는 사실에.

  아직도 서울에 이런 집이 있다는 사실에.

 

* '다큐멘터리 3일'에도 나왔었던 방문 목욕 차. 좁은 골목 한 쪽에 조용히 주차중이시다.

 

* 허물어질 것만 같은 담벼락에 지저분한 것들이 올라가 있는 슬레이트 지붕. 그리고 녹슬어버린 

  주차금지 표지판. 우울하다면 우울한 백사마을의 여러 모습 중 한 가지.

 

* 어느 슬레이트 지붕 위에 놓인 상패. 쓰레기 버려지듯 버려져 있던 모습이 안타까웠다.

  정작 당사에게는 이 상패가 아무 의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 이 곳이 이삿짐 센터. 하늘 색 출입문이 인상적인 곳. 전체적인 건물 높이가 거의 내 키만큼 밖에 되지

  않는다. 하긴 이삿짐 센터 건물에서 짐을 싣고 나를 일은 없으니까. 

 

 

* 복잡한 전선과 보일러, 그리고 연통이 한눈에 들어오는 집. 이 모든 것들이 외부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위험해 보이지만 또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당당해 보이기도 한다.

 

 

* 노란색 대문이 인상적인 어느 집. 그 대문마저 곧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 골목의 다양한 모습들.

  낡았지만 화분들로 장식되어 있고, 오래 되었지만 중소형차들로 들어찬 골목은 부조와 속의 자연스러움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 숲 속을 장식하고 있는 연탄재 더미. 연탄재 외에도 각종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었다.

  이 숲에서 다섯 걸음정도만 걸으면 맞은 편에 사람 사는 집이 있는데...

 

* 성주 이씨 종친회 건물로 쓰이는 컨테이너.

 

처음 선택한 길을 쭉 따라 올라가면 막다른 길이 나옵니다.

그러면 다시 돌아 내려와 옆 골목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그 옆 골목이 첫 사진에서 보는

오른 쪽 골목은 아닙니다. 이게 글로 설명하면 좀 복잡한데 아무튼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때로는 글이나 말로 설명하는 것이 느끼는 것보다 더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집.

  버리려고 내 놓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대문 앞에 허름한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마치 다리 아픈 사람들 쉬어가라는 것처럼.

 

 

* 의자가 놓인 집을 뒤로 하고 올라가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국제 미술 주조소와 민들레로 보이는 풀들.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겉으로 보기엔 큰 공장처럼 보이는 곳인데, 골목 초입

  그러니까 지대가 낮은 곳에는 이처럼 공장 같은 곳들이 꽤 있다. 

  그리고 쇠덩이와 돌들로 가득 찬 골목을 그런 대로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풀꽃이 인상적이다.

 

국제 미술 주조소를 뒤로하고 언덕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쌈지마당]이라 불리는

커다란 공원이 눈에 보입니다.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기도 하는 곳인데,

추석 연휴 첫날이기도 하고 날씨도 우중충해서였는지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 쌈지마당 공원의 전경

 

* 제주, 안산 등 각 지역까지의 거리를 표기해 둔 방향석. '고향 땅 여기서 얼마나 되나'라는 문구가

  추석이어서였는지 괜시리 뭉클하게 다가왔다.

 

* 맑은 날에는 사랑의 해시계, 흐린 날에는 믿음의 지우산, 쌈지 마당에 모이는 행복한 내 이웃.

  지우산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쨌든 소소한 즐거움을 이웃을 통해 찾으려는 노력이랄까

  주민들이 마음가짐이 정겹게 담겨 있는 듯 하다.

 

* 공원 맞은 편에 놓여 있던 의자 두 개. 한 쪽 방향을 향해 놓여 있는 모습이...뭐랄까... 의도적이면서도

  의도적이지 않은...그러니까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느낌을 준다.

 

* 쌈지 공원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는 노란색 문이 인상적인 이동 화장실. 문 위에 '사용중'표시도 들어온다!

 

Tip! 백사마을 가는 법: 노원역 2번 출구로 나와서 1142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됩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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