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설득이라고 주구장창 얘기하던 ‘여자’ 선배가 있었다.
내가 여자 선배라고 콕 찝어서 얘기한 이유는 다른 남자 선배들은 그런 얘기를 안 하는데
유일한 여자였던 그 선배는 광고는 설득의 미학이라는 얘기를 그렇게 해댔었다.
설득을 시켜서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광고라고.
내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연차가 있을 때 그 얘기를 들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광고는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광고는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 아닐까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의 메시지에 공감함으로써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그만큼 판매량도 증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광고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코카콜라의 광고를 보자. 어디에 강요가 있는지.
자막 : 젊음이 젊음에게 길을 묻다
여 : 질문있습니다 회장님 저 취업준비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토플, 토익, 자격증. 얼굴도 이 정도면 예쁜 것 같고 저 좀 뽑아주시면 안돼요?
남 : 어느 회사든지 그 학생의 학식보다도 성품을 볼 겁니다
평소에 성실한 생각을 가지고 사는 학생은 다 취직이 될 것이라고
이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NA : 어려운 길을 이겨내는 길은 가장 쉬운 길에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어쩌면 현대 중공업도 그렇게 생각했을지 모른다.
현 정권에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불거지는 경제 문제 때문에 아직도 국민들의 기억 속에 아스라이 남아 있는
경제 발전의 주역인 故 정주영 왕회장을 모델로 내세워 이미지 개선 또는 회사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게 80년대라면 가능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으나
21세기인 지금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이 나오게 되는 방법일 뿐임을 그들만 모르는 것일까?
지금 한나라당은 어떤 당인가.
4대강을 파괴하고 세금 둥둥섬을 짓고 전국을 삽으로 난도질하며 망가뜨리며 부동산을 가진 자,
돈 많이 가진자들만 배부르게 하는 당 아닌가? 이제 정부 인사를 추천할 때 위장 전입쯤은 당연시하게 생각하는 집단 아닌가.
국민의 대다수 보다는 자기들, 즉 많이 가진자들을 위한 정책만 하는 곳 아닌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바로 현대 중공업의 실질적 소유주 정몽준 씨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버지가 그렇게 싫어하던 당에 입당해서 주요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이용해서 광고를 하면 이미지가 좀 개선될 것으로 착각했던 것일까?
아니면 국민들이 친절하게 속아 넘어 가길 바랬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국민들은 아직 이런 저런 정보에 차단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버스비도 모르는 사람이 서민정책 한다고 날뛰었던 걸, 국민들이 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걸까?
어디 그것뿐이랴. 성품보다는 학벌 본다는 건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얘긴데.
광고 자체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이렇게 공감이 되지 않는 억지 광고는 또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광고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 광고를 통해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본다.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는 그 실체도 중요하다는 것을.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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