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거림

관계맺기

by Robin-Kim 2010. 12. 22.
728x90
반응형

 

 

 

#상황 1

사람들 세 네명이서 대화를 한다. 갑자기 얘기가 재미없어진 한 사람이 스마트 폰을 꺼내더니 대화보다는

전화기를 갖고 노는데 열중한다.

 

#상황 2

어디선가 모르는 노래가 들린다. 무슨 노래더라. 궁금해하더니 스마트 폰을 꺼내 음악에 갖다 대자 노래 정보가 나오고, 이내 전화기로 다운을 받는다.

--------------------------------------------------------------------------------------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진공관 오디오가 있었다.

아니 오디오라고 하기 보단 '전축'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오디오라는 단어가 주는 '기계적'이거나 '시스템'적인 느낌이 싫으니까.

 

턴 테이블 위해 레코드 판 (LP)을 올려 놓고 전원을 켜면

진공관에 불이 들어오고 예열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선 그 시간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사실 LP의 지직거리는 소리가 더 정겹다던지

아니면 턴 테이블 위에서 LP가 돌아가는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그 모습이 그립다던지 하는 것은

사실 내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어차피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냥 들어서 좋은 것이 좋은 사람이 나니까.

 

하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음악을 듣기 위해 진공관이 예열될 때까지 기다렸던

그 간절함-

 

참고 기다려야만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그 간절함이다.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 폰을 쓴다.

스마트 폰은 트위터나 페이스 북 같은

이른바 '관계 맺기'의

폭발적인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듯 하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진실한가,
그것이 얼마나 간절한가를 생각해 보면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젓게 된다.

 

이른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마저도
'즉시성'과 '인스턴트'화 되어가면서
모든 것이 가벼워졌으니까.

 

기다림과 간절함이 없어졌으니까-

 

Leggie...

728x90
반응형

'끄적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고했어, 내 사랑-  (0) 2010.12.30
그 섬에 가고 싶다: 익숙해짐에 대한 변명  (0) 2010.12.24
고마웠어요-  (0) 2010.12.12
트루먼 쇼  (0) 2010.12.08
30년 後 뒷모습-  (0) 2010.12.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