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1
사람들 세 네명이서 대화를 한다. 갑자기 얘기가 재미없어진 한 사람이 스마트 폰을 꺼내더니 대화보다는
전화기를 갖고 노는데 열중한다.
#상황 2
어디선가 모르는 노래가 들린다. 무슨 노래더라. 궁금해하더니 스마트 폰을 꺼내 음악에 갖다 대자 노래 정보가 나오고, 이내 전화기로 다운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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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진공관 오디오가 있었다.
아니 오디오라고 하기 보단 '전축'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오디오라는 단어가 주는 '기계적'이거나 '시스템'적인 느낌이 싫으니까.
턴 테이블 위해 레코드 판 (LP)을 올려 놓고 전원을 켜면
진공관에 불이 들어오고 예열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선 그 시간을 참고 기다려야 한다.
사실 LP의 지직거리는 소리가 더 정겹다던지
아니면 턴 테이블 위에서 LP가 돌아가는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그 모습이 그립다던지 하는 것은
사실 내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어차피 음악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냥 들어서 좋은 것이 좋은 사람이 나니까.
하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음악을 듣기 위해 진공관이 예열될 때까지 기다렸던
그 간절함-
참고 기다려야만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그 간절함이다.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 폰을 쓴다.
스마트 폰은 트위터나 페이스 북 같은
이른바 '관계 맺기'의
폭발적인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듯 하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진실한가,
그것이 얼마나 간절한가를 생각해 보면
고개를 천천히 가로 젓게 된다.
이른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마저도
'즉시성'과 '인스턴트'화 되어가면서
모든 것이 가벼워졌으니까.
기다림과 간절함이 없어졌으니까-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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