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예, 그렇습니다. 돌이켜 보니 저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였습니다.
엄청난 서양의 액션스타가 스크린에 또 CATV에 등장하더니 이내 브루스 윌리스를 있는 '대머리 액션배우'로 확고부동하게 자리매김해 버렸습니다.
바로 [트랜스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제이슨 스타뎀인데요, 원래 그를 좋아하시던 분들은 아니겠지만
저에게는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액션 스타가 바로 제이슨입니다.
원래는 10년 동안 국가 대표 다이빙 선수였다가 1998년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Lock, Stock & Two Smoking Barrels]을 통해 데뷔한 그는
2001년 개봉한 이연걸 주연의 영화 [더 원]에서 영화배우로써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더 원]에서는 그다지 튀거나 눈에 들어오는 배역이 아니었는데 그 영화에는 무술감독 '원규'를 만나고는 액션을 배워
1년 만에 [트랜스 포터]라는 영화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헐리웃 액션 계보를 잇는 배우가 되는 것을 보면
집념이나 의지가 상당히 강한 배우인 듯 보여집니다.
그런 그가 주연한 영화 중 2011년에 개봉한 (국내에서는 2012년에 개봉한 듯 하네요) [세이프]는
말 그대로 제이슨의, 제이슨의 의한, 제이슨을 위한 영화라고 보여집니다.
이 영화를 '헐리웃 판 아저씨'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또 얼마 전 CATV에서 방송해줄 때도 광고 문구가 '헐리웃 판 아저씨'였는데
제가 본 소감은 [아저씨]와 비교되기에는 한참 모자르고 앞서 얘기한 대로 제이슨의 액션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영화 정도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아저씨]는 동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꼬마 소미 (김새론)에 대한 차태식 (원빈)의 무조건적인 내리 사랑으로 인해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몰입도가 높은데 반해 [세이프]는 루크 (제이슨 스타뎀)가 우연히 만나게 된 중국인 꼬마 소녀 메이를
특별히 보호해야 할 이유가 딱히 없으며 오히려 메이로부터 얻은 정보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의 동선이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혼란스럽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자면 이 영화는 한 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천재성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 메이의 이야기와
특수요원이었지만 부정을 저지른 동료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특수 요원을 탈퇴하고 돈 없고 가난한 격투기 선수로 살아가는 루크의 이야기라는
두 개의 큰 축으로 움직이다가 메이와 루크의 우연한 교차점을 통해 이야기가 좀 더 강화되는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내를 죽인 러시아 조직 폭력배에 대한 복수와 금고에 숨겨진 엄청난 액수의 현금을 탈취하려는 노력 등이
메이와의 만남 이후 좀 더 밀도 있게 그려지는 것이지요.
메이가 바로 그 금고의 비밀 번호를 외우고 있다가 루크에게 얘기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메이에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에서 메이를 쏙 빼고 이야기를 만든다 해도 조금만 변형한들 크게 무리가 없어보일 뿐 아니라
굳이 메이가 아니어도 이야기 전개는 무리가 없을 정도로 메이의 역할이 애매모호합니다.
또 전체적인 줄거리도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내용이라 무언가를 '기대한다'라는 감정을 가지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소파에 편하게 기대서 무언가를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며 보기에는 괜찮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이상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듯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슨 스타뎀은 액션, 참 잘하네요.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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