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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

MP3 Player

by Robin-Kim 2011.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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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잠을 푹 잔 듯하다.

이제는 토요일 아침 습관이 되어 버린 라면을 하나 끓여 먹고는 지난 주말 내내 출근하느라 하지 못했던 청소를 시작했다. 배경음악은 아이콘. MBC에서 토요일 12시마다 방송하는 아름다운 이들을 위한 콘서트라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꼭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라든지, 안 보면 안 되는 거라든지 하는 뭐 그런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이따금 보면 괜찮은 가수들의 괜찮은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그런대로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오늘은 동물원이 나왔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어제 퇴근길 MP3P를 통해 들었던 노래 중 하나가 동물원 노래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였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지 못해서 무엇이 좋은 음악이고 무엇이 나쁜 음악인지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은 지극히 단순한데, 들어서 좋으면 그냥 좋은 음악이라는 것이고, 들어서 좋은 노래란 결국 무슨 뜻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니 결국 내가 아는 좋은 노래란 대부분이 가요에 한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나마 재즈를 좀 듣는 편이긴 하지만 자신 있게 이 곡이 좋은 재즈야라고 추천할 만큼 조예가 깊다거나 하는 수준은 못 된다.

 

그래서 학창시절 친구들이 좋아했던-지금 어린 친구들도 좋아하겠지만- 일본 노래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연주곡 같은 것들은 결국 외면할 수 밖에 없었고 남들 다 아는 수준에서의 팝을 듣는 정도의 수준 밖에는 안 된다.

 

그래서 음악적 수준을 좀 높여 보고자 하는 순수한 (?) 의도로 MP3P, 프로포즈, , 이라는 네 개의 폴더를 만들고 가요는 폴더 없이 그냥 넣어 두었는데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락도 팝이나 가요의 장르일 뿐이고 탭 댄스하기 좋은 노래 중에 팝도 가요도 재즈도 있으니 굳이 이렇게 나눌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오히려 노래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만 더 생겼다.

 

그래도 그런 노력의 결과라고 할까, 누군가 좋은 노래 혹은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몇 곡 추천해줄 노래가 생기긴 했다. 물론 그 중의 상당 수 노래들이 오래된 곳이긴 하지만.

그리고 그 추천 곡에는 앞서 얘기했던 동물원의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라는 노래도 들어 있다.

 

요즘 친구들은 잘 모르는 이 노래는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아련하게 지나간 시절에 가슴이 먹먹해 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고 보면 좋은 노래란 유명 작곡가가 썼거나 돈 많이 들인 노래가 아니라 아주 오래 되었으나 생생한 기억들 혹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미 아득해진 기억들을 되살려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런 노래가 아닐까 한다.

Louis Jordan‘Life is so Peculiar’란 노래도 아름다운 아네트 베닝의 모습과 그 시절 타히티의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며 아련해지게 만드니까.

 

딱히 바쁠 이유가 있다거나 긴장해야 할 필요가 없는 주말 오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몇 곡의 노래들에 온전히 마음을 맡길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한 즐거움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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