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쯤 현대자동차 PYL 캠페인에 대해 블로그를 정리한 후 (http://blog.daum.net/leggie/17187440 참조)
올해 1월 경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PYL 실무 담당자한테 메일로 연락이 왔다.
다음 캠페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한다면서.
실무 담당자라고 해봐야 대리도 과장도 차장도 아닌 사원인 듯 한데
위에서 인터넷 뒤져서 한 번 조사해봐라고 시켰을 것이라는 것은 안 봐도 뻔한 일.
여튼 솔직하게 의견을 얘기해주면 무슨 선물인가도 준다는데 이 나이에 선물 하나 받자고 업계 후배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얘기를 할 수도 없고
또 솔직하게 얘기해버리면 여러 가지로 실망할까 봐 굳이 만나서 할 얘기가 없다는 회신을 보냈더랬다.
그리고 얼마 전 PYL 2탄 광고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는데 광고부터 한 번 보자.
이것이 준비한다던 2차 캠페인인 모양인데 이 광고를 보면서 한숨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아주 구렁텅이로 그리고 나락으로 몰고 갔다고나 할까.
왜 일까?
다른 이유를 다 떠나서 PYL이란 브랜드 자체가 문제가 있다.
지난 번 블로그에서도 얘기했지만 안 팔리는 제품을 묶어서 PYL이란 껍데기 포장해서 어떻게든 팔아 보겠다고 하는 건데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을 특례 입학이니 특기생 입학이니 해서 좋은 대학 넣어놔 봐야 못 따라가는 것처럼
안되는 건 어떻게 해도 안 된다.
그렇다 보니 상기 광고에서도 PYL을 기억해야 하는지 i30, i40, 벨로스터를 기억해야 하는지
그 짧은 시간 동안 도저히 알 길이 없다.
귀에 잘 들어 오지도 않고 머리 속에 남지도 않는다.
TV 광고는 세 개의 광고가 붙어서 연달아 나오도록 집행하고 있는데
짧은 시간 동안 김윤아의 반복적인 노래만 울려 퍼지고
무언가가 정신없이 그냥 지나갈 뿐이다.
그래서 왜 내가 i30, i40, 벨로스터를 사야 하는지 그냥 스쳐지나갈 뿐이다.
내용도 다 억지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스피커 하나로 여자 꼬시고 색이 예쁘다고 여자가 반하고, 또 눈물이 어쩌고 하는 게 먹히기나 할 내용인가.
그냥 좋은 수입차 타는 게 훨씬 더 좋지.
현대 자동차 그룹이 돈이 많아서 되지도 않는 브랜드에 돈 수 십억 쓰겠다는데 내가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국 이래도 저래도 안 되는 브랜드는 포기하는 게 빠르다.
지난 번 연락주신 분이 혹시나 이 포스트를 다시 보게 된다면 광고주께 이 내용을 직접 보라고 전해 주면 어떨까 싶다.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지난 번 캠페인 이후로도 난 길거리에서 PYL에 속하는 브랜드를 거리에서 딱 한 대 봤을 뿐이라고.
아울러 한 가지 사족을 붙이자면
젊은 타겟을 위한 브랜드라면 자동차가 아닌 문화를 팔아야 한다는 말도 해주고 싶다.
Leggie...
'광고야, 미안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고 이야기: 아름다움에 대한 반란 (0) | 2013.08.09 |
---|---|
광고 이야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소비자 참여형 캠페인 (0) | 2013.07.30 |
광고이야기: 비타 500 vs 베지밀 그린티 라떼-그 차이점은? (0) | 2013.07.02 |
광고이야기: 펩시콜라 - 억지!억지!억지! (0) | 2013.06.19 |
광고이야기: 프로야구 2K - 자신만의 강점을 스스로 버린 광고 (0) | 2013.04.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