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아침 7시에 일어났다. 며칠만에 기상 시간에 나름 익숙해져서인지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는 건 문제가 없는데 뭔가 몸이 찌뿌둥한 것 같다. 어제 무리를 해서인지, 아니면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일단 숙소 주변으로 아침을 먹으러 가 본다. 생각보다 이 시간에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어렵다. 국경절까지 겹친 휴일이어서 밤 늦게까지 사람들이 노느라 이 시간에 아침먹는 사람이 없는 건가.
몽콕은 식당이 많아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다 우리나라 김밥천국 느낌이 물씬 풍기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식당을 발견하고는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했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역시나 세계테마기행에서 본 퐁마포마을. 정확하게는 람추엔 (Lam Tsuen)으로 우리 식으로는 임촌이라고 하는데 소원을 비는 나무가 유명하다고 한다.
어제 세계테마기행에 한 번 속았기 때문에 '혹시'하는 불안감이 있지만 그래도 '설마'하는 심정으로 숙소를 나선다.
※ 람추엔 가는 법
- MTR 타이포 시장 (Taipo Market)역의 A3 출구로 나온다
- 지하도를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64K를 타고 Fong Ma Po (Lam Tsuen Wishing Tree)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지하도를 지날 때 자칫 길을 잃기 쉬우니 버스 번호들이 써 있는 벽에 붙은 안내판을 주의 깊게 보면서 가야 한다.
버스를 타고 람추엔으로 가는 동안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계속 느꼈다. 아마도 마카오부터 해서 너무 오랜만에 무더위에 계속 돌아다닌데다 그런 무더위와 에어컨 바람을 번갈아 쐬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날씨도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오전에 비가 와서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숙소를 나올 때는 비가 개었었는데 이 곳에 오니 다시 비가 산발적으로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람추엔을 보고는 숙소로 돌아가서 쉬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새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릴 때는 그나마 비는 그쳐 있었다.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길을 건너야 한다. 그러면 아래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 둘러 봤음에도 세계테마기행에서 봤던 소원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더 깊이 들어가야 하나...그럼 어디까지 들어가야 하나...라고 고민하는데 마침 한 중국 아줌마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들과 함께 차에서 내리길래 다가가서 소원나무가 어디쯤 있는지 아느냐고 물어 본다.
행색이 아들하고 이 곳을 구경온 모습이 역력하길래 위치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이 아줌마가 영어를 잘 해서 의사 소통에 문제는 없었지만 결정적으로 아줌마가 소원 나무의 위치를 모른다 ㅠ
그래서 출력해서 가져간 방송 캡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곳을 찾는다고 물어보니 그 아들이 엄머한테 뭐라고 중국말로 설명하는데 방송에서 본 그대로 무언가를 던져서 나무에 걸리는 동작을 하며 엄마에게 설명해 주었다. 엄마는 모르는데 아들은 아는 걸 보니 신기했다.
하지만 역시나 위치 파악은 실패. 그렇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헤어져서 좀 더 마을 깊숙히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는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Hello'라며 크게 외친다.
그 소리에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바로 그 아줌마. 손진하며 나를 오라고 하더니 어디론가 데려가는데 바로 방송에서 본 바로 그 소원나무가 있는 것 아닌가?
본인도 방금 전에 이동하다가 봤다며 저게 맞느냐고 물어 보길래 난 맞다며,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소원나무가 있는 광장으로 향했다.
참고로 소원나무는 람추엔 (임촌)입구를 지나면 바로 오른쪽에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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