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하우스 다운, 런던 해즈 폴른, 제라드 버틀러, 채닝 테이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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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공통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세세하게 뜯어보면 어디 두 가지뿐이겠습니까만 크게 봤을 때 그렇다는 건데요, 하나는 ‘정말 저런 나라에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살인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미국 대통령은 정말 못할 짓이구나라는 것입니다.
전자는 수 많은 CSI 시리즈 같은 TV 드라마나 역시나 수 많은 범죄 영화들을 보면 미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살인이 일어나는 나라여서 살기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고, 후자 역시 미국 대통령은 사방에 적을 둔 채 늘 죽음에 직면하는 상황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실제로 오지랖 넓게 전 세계의 국가 일에 참견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다 보니 미국을 미워하는 나라는 당연히 미국을 이끄는 대통령을 미워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것은 다시 미국의 컨텐츠 업계에 좋은 소재거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나 최근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사드 문제로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미국 대통령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두 편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바로 2013년 개봉한 [화이트 하우스 다운 (White House Down)]과 2016년에 개봉한 [런던 해즈 폴른 (London Has Fallen)]인데요, 이 두 영화는 ‘빈스 플린’이라는 [Trasfer of Power]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런던 해즈 폴른 (London Has Fallen)]의 경우 전작인 [백악관 최후의 날 (Olympus has Fallen)]이라는 작품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인데, 이 두 영화는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조금 다르게 영화로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미국 대통령 암살을 소재로 했다는 것과 미국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조력자에 의해 살아난다’라는 뻔한 결론이고 차이점이라면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런던 해즈 폴른]에 비해 완성도가 더 높다는 것입니다.
제가 [화이트 하우스 다운]을 더 완성도가 높다고 한 이유는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명분과 그 명분을 바탕으로 복잡하게 얽혀지는 인간관계, 그리고 그 명분 뒤에 숨어 있는 배경 등이 생각보다 얽히고 설켜서 ‘어차피 뻔한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쪼는 맛이 있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슷한 듯 다른 이 두 영화는 공통적으로 진지하게 한 가지 생각해 볼 요소가 있는데요, 우선 영화 소개를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국회 경찰 소속이지만 하원 의장 개인 경호를 하는 존 (채닝 테이텀).
결혼한지 6개월만에 에밀리라는 딸을 낳았지만 3년 만에 이혼을 하고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복잡한 개인사를 가진 인물인데 아프간 파견 때 불타는 차에서 전우를 구해줬고 그 전우의 삼촌인 하원 의장이 취직을 시켜준 덕에 먹고 사는 인물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의 꿈이던 대통령 경호원이 되기 위해 면접을 보러 11살이 된 에밀리 (조이 킹)를 데리고 백악관으로 간 존은 면접관이 대통령의 가장 측근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 동창인 캐롤 (매기 질렌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합격을 예상합니다.
하지만 캐롤에 손에 들린 존에 관한 서류, 이를 테면 군 생활 시절 평가 보고서 같은, 들은 존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다 대학시절 존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는 캐롤은 존을 채용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이에 실망한 존은 그래도 백악관에 왔으니 딸과 함께 백악관 투어에 참여하는데요, 바로 그 때- 이런 영화의 전형적인 스토리 구조대로- 백악관에서 테러가 발생합니다.
존의 딸인 에밀리가 화장실에 간 사이 대통령인 제임스 소이어 (제이미 폭스/ 이하 제임스)를 납치하기 위해 백악관을 폭발하는가 하면 관광객들을 인질로 삼아 말 그대로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화장실에 갔던 에밀리가 테러 현장을 몰래 스마트 폰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면서 이슈가 되었고 그 덕분에 범인들의 신상이 밝혀지는데요,
테러를 주동한 인물은 예상 밖으로 대통령 경호실장인 마틴 워커 (제임스 우즈/이하 마틴)과 전직 델타 포스 요원인 에밀 스탠즈 (제이슨 클락/ 이하 스탠즈)라는 인물인데 두 사람은 현직 대통령인 제임스와 서로 악연이 있습니다.
마틴의 경우 아들 케빈이 해병대였는데 제임스가 내린 이란의 핵 의심 시설에 잠입하는 비밀 작전 수행 중 사망했고, 스탠즈의 경우 파키스탄에 침투해 비밀 작전 수행했는데 제임스 정권이 들어서자 신임 국방장관이 작전을 중지시키고 해당 작전과 연관성 부인하자 정체가 노출 되 탈레반에 붙잡혔던 경험이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직간접적으로 대통령에게 복수심을 가질 수 있는 인물이었던 것이죠.
특히 대통령 경호실장이 테러의 주범이 되면서 스탠즈 용병 일당이 백악관이 무사히 잠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미국의 수 많은 첩보 기관들, 그러니까 국방부를 비롯해 NSA, CIA, FBI 등이 테러 진압 및 사건 해결에 투입 되어야 하는데 서로 이권 싸움이나 하고 있고 캐롤은 이 와중에 군 부대 투입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부통령이 군 부대 투입하려는 것을 제지합니다.
답답한 노릇이죠.
그런데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항상 이렇게 긴박한 상황에서 법과 절차를 따르거나 주변을 난감하게 하면서 상황을 답답하게 만드는 인물은 항상 여성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 영화 역시도 그 틀을 못 벗어나고 있네요.
아무튼 제임스와 연락이 두절된 작전 본부에서는 그가 죽은 것으로 알고 부통령을 즉시 대통령에 임명하지만 그 역시도 테러 집단에 발사한 미사일에 맞아 사망하자 함께 작전을 지위하던 하원 의장, 그러니까 존이 모시던 멜라니 (리차드 젠킨스) 급박하게 대통령에 취임하게 됩니다.
미국은 대통령이 재임 중 서거 시 부통령이, 그마저도 서거하면 하원 의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
바로 하원 의장 멜라니가 이 모든 테러의 중심에 있었으며 마틴에게 핵 미사일 발사 코드까지 알려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멜라니가 이 모든 테러를 주도한 이유는 무기 업자들로부터 엄청난 돈과 로비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제임스 소이어 대통령은 취임부터 중동 평화 정책의 일환으로 중동에서 미군 전체를 철수하고 이란과의 찬화 정책 행보를 하는 등 무기 생산 업체들의 눈엣가시였던 겁니다.
그래서 제임스를 납치하거나 최악의 경우 죽여서라도 중동에서 계속 전쟁이 일어날 수 있도록-그래야 무기를 계속 수출할 수 있으니-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후 내용이야 존과 제임스는 수 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결국 테러는 진압되며 마지막에 테러 총 책임자가 멜라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는 구속되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됩니다.
어찌 보면 뻔한 결과지먄 다양한 인물들이 각각의 사연을 갖고 서로 얽키고 설킨데다 반전의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 대략 2시간이 살짝 넘는 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해서 보기에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서두에 얘기했던 것처럼 [백악관 최후의 날 (Olympus has Fallen)]의 후속작인 [런던 해즈 폴른 (London Has Fallen)]은 이런 복잡한 인간관계가 없는 단순한 ‘복수극’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래서 주인공 제라드 버틀러와 아론 헤크하트의 액션 연기에 의존하는데
그래서 생각보다 액션을 빼면 그다지 볼 게 없는 좀 부실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작에서도 대통령과 경호 실장이었던 벤자민 (아론 헤크하트)과 마이크 (제라드 버틀러)는 이번엔 런던에서 테러에 직면하게 됩니다.
테러가 일어난 이유는 중동의 무기 밀매업자 아미르를 암살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서방 국가 연합들이 그의 딸 결혼식에 폭탄 공격을 감행했기 때문인데요, 그 공격으로 아미르의 딸과 사위는 죽고 다른 가족들은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이후 아미르와 그의 아들들은 복수를 하기 위해 영국 총리를 암살합니다.
그러자 각 국가의 정상들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의 런던으로 하나 둘씩 모이는데요 그 국가의 정상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딸을 죽이는 폭탄 공격에 합의한 사람들입니다.
2년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아미르는 런던의 경찰은 물론 왕궁의 근위병마저도 자기 부하들로 위장 취업을 시켜 모두를 속이는데 대부분의 국가 정상들은 죽게 되지만 미국 대통령인 벤자민은 마이크의 도움으로 역시나 뻔한 결말이지만 끝까지 살아 남게 되고 결국 아미르를 죽이고 맙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있었는데요,
바로 ‘이슬람 (무슬림)은 무기 밀매업의 중심에 있으며 그들은 테러리스트다’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제가 서두에서 두 영화에 대해 공통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 요소입니다.
'고전명작 다시보기 (32):갱스 오브 뉴욕-억지가 가득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영화 (https://leggie.tistory.com/17187726)' 라는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미국은 만화나 영화 등의 컨텐츠를 활용해서 무의식적으로 자신들만의 가치관, 즉 ‘미국은 착하고 악을 물리치는 국가다’라는 작업을 오랜 시간 동안 해 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들이 미국을 정복하면서 엄청난 살상을 했던 아메리칸 인디언들을 오히려 난폭하게 묘사하면서자신들을 피해자라고 은연 중에 대중에게 세뇌시켰다면 최근에는 무슬림을 ‘악’으로 규정하는 영화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슬람 국가에 살아 본 경험으로는 무슬림들이 과격하거나 난폭하다는 생각을 갖기 힘들었습니다.
그들은 먼저 자극하지 않으면 오히려 굉장히 착한 사람들이며 먼저 호의를 베풀기도 하는 사람들인데 오히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그들을 자극하고 공격하면서 자신들이 마치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를 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은 엄청난 무기를 전 세계에 판매하기도 하고 무기 제조 업자들에게 엄청난 로비를 받아 정치를 하면서 중동의 무기 밀매업자를 암살한다는 것은 명분이 없으며, 또 자신들이 먼저 암살한 대가로 복수를 당하는 것임에도 마치 자신 (미국)이 피해자인 것처럼 영화를 제작한 것입니다.
반면 [화이트 하우스 다운] 그런 미국의 잘못을 은연 중에 꼬집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인 제임스 소이어가 펼친 중동 평화 정책에 미국 내 무기 생산 업체들이 반발해서 백악관을 공격한 것도 그렇고, 범인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언론과 사람들이 ‘이슬람이 테러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미국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오지랖 넓게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다양한 국가의 내정에 직간접적으로 간섭을 해대면서 컨텐츠라는 문화 산업을 통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거나 혹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변명을 늘어 놓기 바쁜데, [런던 해즈 폴른]은 어쩌면 그 첨병 역할을 하는 영화라고 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좀 불편했던 것이고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정말 이런 영화들을 볼 때마다 미국 대통령은 참 해먹기 힘들다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업자득일 뿐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자기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늘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과 함께 글을 마칩니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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