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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책들

마돈나- 오쿠다 히데오에 대한 배신감

by Robin-Kim 201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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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사업을 해 본 적이 있었다.

어느 날 밤, 창 문을 통해 내려다 본 길거리를 오가는 수 많은 차를 보고 문득 '저 많은 차들 중에 왜 내 차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고는

소형차 한 대를 장만했던 것처럼, 그 차는 10년이 지난 아직도 잘 타고 있다, 거리를 오갈 때마다 보이는 무수히 많은 건물들에 들어선

무수히 많은 회사들을 보며 '왜 내 회사는 없을까'라는 생각에 사업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도 외국에서.

물론 경험 미숙에 없는 실력으로 무작정 시작한 것이라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었다는 사실 하나에 혼자 위로하고 있다.

 

 때부터 10년이 넘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업하시는 분들을 존경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니게 됐다.

직장인으로써의 월급날은 그렇게 기다려도 더디 오는데 경영자로써의 월급날은 왜 이리도 빨리 오는지.

마치 죽을 힘을 다해 도망가는 내 뒤를 바짝 쫓아오는 맹수처럼 월급날은 자고 일어나면 돌아와 있었고

그만큼 직원들 월급 주기란 만만하지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사업 하시는 분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직장인들도 피곤하다.

그들은 결정권이 없다. 하지만 욕은 먹는다.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

직급이 오를 수록 사내 정치도 굉장히 중요한 덕목이 되며, 대기업일수록 더하다.

어느 라인을 잡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진다.

. '사오정' '오륙도'가 되지 않으려면.

 

그런데 이것은 비단 우리 나라 뿐만은 아닌 듯하다.

[월스트리트 몽키]에서 보듯이 미국도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인 듯하며,

오쿠다 히데오의 [마돈나]에서처럼 일본도 우리나라 못지 않게 힘든 듯하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통치하에 있는 동안 일본의 조직 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 일본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그래도 막상 책을 통해서 접하고 나니 실감의 정도가 다르나.

물론 소설이지만.

 

소설 [마돈나]는 그렇게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 샐러리맨들의 애환을 다룬 단편 모음집이지만 재미는 없다.

오쿠다 히데오 특유의 위트나 재치는 없고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상황들과 과장된 억지, 뻔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고 있어

차마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을 내려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 서점들의 후기에서는 '역시 탁월한 이야기꾼' 같은 문장들을 써 놓았던데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에서 쏟아지고 있는 인터넷 소설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다.

 

예전에 읽었던 [오 해피데이]는 단편이지만 각 단편이 다양한 소재와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마돈나]는 여러 개의 단편 중 [마돈나]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공감이나 재미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오쿠다 히데오의 초기 작품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장편인줄 알고 구매했던 내 책임도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장편으로 드라마틱한 구조를 넣어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좀 더 작가만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단편집으로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Leg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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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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